본문 바로가기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연구실 소식

아직도 험난한 조선시대 검안의 의학적 분석

by 신동훈 識 2025. 3. 18.
반응형

아침에 일어나 보니 미국 학회에 발표신청한

조선시대 검안 기록에 대한 의학적 분석에 대한 연구가 거절 메일이 왔다. 

작년에도 같은 주제로 참석한 대회인데 올해는 후속연구가 거절되었으니

아침부터 섭섭한 기분이다. 

사실 이 학회는 필자가 계속 활동한 학회는 아니고 작년부터 참가를 시작했지만

거절의 이유가 반드시 그 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주제 연구는 올해

필자가 해당 학술지의 편집위원과 과학위원회 위원으로 계속 활동하는 학회에서도 며칠전 발표했는데

이 학회 사람들은 필자를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 반응이 시원치 않았다. 

시원치 않았다기보다 

검안 기록 자체의 내용과 의미를 이해 못하는 분위기였다. 

사실 따지고 보면 조선시대 미라도 이십여년전 처음 국제학회에 소개될 때 

어찌 보면 비슷한 반응이 올 수도 있는 그런 상황이었는데

그때 단번에 국제 무대에 화려하게 데뷔한 계기는 

역시 안동대 임세권, 이은주 두 분 교수님과 함께 원이 엄마 이야기를 보고하면서였다고 할 수 있겠다. 

조선시대 검안 기록에 대한 의학적 분석 역시

비슷한 정도의 충격파가 있어야 국제무대에 안착할 것 같다. 

해외 발표시에 가장 중요한 것은 
그게 뭔데? 라는 듣보잡의 분위기를 일신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조선시대 검안기록이 무엇인가를 알아야 의학적 분석이고 나발이고가 먹히는데 

검안 기록 자체가 듣보잡이니 의학적 분석도 매력을 잃는 것이다.  

아무튼 동아시아 연구가 서구를 중심으로 한 소위 "국제무대"에 제대로 진입하기가 역시 쉽지 않다는 점, 

그리고 또 한 가지는 과연 동아시아의 연구를 서구 중심의 학계에만 온전히 평가를 기대하는 것이 옳은가, 

동아시아인의 학회가 더욱 강화되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나이 육십에 이 연구는 남아있는 세월 평생 연구로 잡아 본 것이었는데

느닷없이 연구 발표가 거절되니 참 여러 가지 생각이 드는 아침이다. 


작년에 참석했을때의 필자 포스터. 작년에 반응이 괜찮았었는데 올해는 오지 말랜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