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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현장

부여 읍내 전봇대 없앤 세계유산 백제역사유적지구

by taeshik.kim 2019.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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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렁치렁 전봇대

이 풍광도 시간, 장소, 날씨, 바라는 사람 심리 등등에 따라 천차만별 변화무쌍이라

이걸 포착한 그제 내 심정은 무척이나 안온했다 기억하거니와

그런 안온 평온이 혹 사진에조 베어나는지 모르겠다.

전봇대는 1930년대 김광균이 와사등瓦斯燈을 읊던 시절엔 모더니즘 시상의 원천이었고 그것은 곧 새로운 시대 개막의 전조였다.


그런 전봇대와 전선줄이 어느덧 적폐와 짜푸림으로 둔갑하기도 하니

극성을 구가하면 내리막길이 오기 마련이라

하등 이런 트랜짓transit이 이상할 것은 없다 하겠다.

전봇대 시각에서 반추하면 부여 읍내는 그 반란이 일어나 축출이 이뤄져, 그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아예 종적조차 감추었으니

보다시피 읍내 중심엔 전봇대는 단 하나도 없다.


전봇대 없는 삶이 곧 행복과 동의어라 할 순 없겠지만 

믹 재거 Mick Jagger 랑 state of shock을 절규하는 티나 터너 Tina Turner 산발한 머리칼 같던 전봇대는 어찌하여 자최를 감췄던가?

2015년 이곳 주변을 포함한 백제역사지구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무렵

주변 경관 정비 일환으로 전봇대 지중화 매설이 추진된 결과다.

모든 부여 읍내가 이렇진 아니하되 이른바 핵심지역에선 지중화가 추진되어 지금 이런 모습으로 바뀌었다.

항용 말하지만 문화재는 지정이나 등재가 목적일 순 없다.

그것은 지역사회  변화의 한 축이어야 하며 그 변화는 될수록 긍정 일변도여야 하고, 그 동력은 주체적이어야 한다.

문화재가 있어 행복한 공동체

말로만 되는 게 아니다.

물론 전봇대 지중화 하나로 그 공동체가 행복해졌다 할 순 없겠지만

그것이 없어지니 그것이 난무한 시대와 견주어 시원해졌단 것만큼은 분명하다.

문화재가 끌어내는 이런 변화들이 전폭적이고 전면적이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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