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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현장

야수파 등장의 신호탄 앙드레 드랭 <빅벤>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19.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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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시계탑 위로 높이 떠오른 태양이 사방에 빛을 내쏜다. 한낮 풍경을 그리기 위해 건너편에 이젤을 펼친 화가가 고른 색은 빨강·주황·노랑이 아니었다.

작가는 작열하는 태양볕부터 벽돌로 쌓아 올린 시계탑, 그 앞을 흐르는 강까지 화면을 온통 파란색과 초록색으로 뒤덮었다. 강물의 반짝임은 이와 대비되는 노랑과 분홍으로 표현했다.

지금까지 이런 빅벤은 없었다. 1906∼1907년 영국 런던을 다녀온 앙드레 드랭의 그림 '빅벤'을 본 화상 앙부르아즈 볼라르가 했음 직한 말이다. "내 예상대로 그림은 새로운 화법을 펼쳤고 다른 세상에서 나온 듯 화가의 기개가 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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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에서는 처음 전시되는 드랭 대표작 '빅벤'은 미술관 내 별도 공간에 걸렸다. 배경음악으로 깔린 빅벤의 종소리가 감흥을 더한다.

화상 볼라르 의뢰로 그린 '빅벤'은 템스강을 아름답게 그려낸 과거 그림들과는 사뭇 다르다. 색채와 빛의 변화를 보여주는 클로드 모네의 '웨스트민스터 아래 템스강'(1903)과 비교해도 파격적이다. '빅벤'은 당시 산업화로 격변기를 맞은 새로운 런던을 상징하는 것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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