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쪽샘 44호분은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에서 워낙에나 장기간 공을 들여 찔끔찔끔 발굴한 까닭에 그 성과들이야 중간중간 전했거니와, 2014년 이래 꼭 10년, 실 발굴일수 1천350일인가가 걸린 조사가 마침내 대단원을 고하는지라
물론 이후 분석 결과를 토대로 하는 보고는 간헐로 더 있겠지만, 암튼 그 종결식을 겸하여 문화재청이 직접 나섰으니, 왜? 장사 되잖아? 4일 현장 조사 성과를 집대성하는 자리를 마련하고는 기자님들 잔뜩 현지로 불려내렸다.
이 무덤은 그 양식으로 보면 이른바 돌무지덧널무덤(이 용어 싸구려지만 편의상 쓴다) 혹은 적석목곽분이라 해서 고신라에 속한다.
암튼 이번 조사성과를 연구소는 세 가지로 정리했으니 ▲ 비단벌레 꽃잎장식 직물 말다래 출현 ▲ 무덤 주인공 머리 꾸밈새 확인 ▲ 금동제 장신구에 사용한 직물 정체 구명 세 가지를 들었다.
덧붙여 이 무덤 전체 구조와 그것을 어떤 공정을 거쳐 만들었는지를 복원하게끔 되었다 하며, 그에다가 보존과학, 의류직물학, 토목공학, 지질학 등 여러 학문을 협업해 저와 같은 성과를 냈다는 점을 대서특필한다.
비단벌레 장식물은 2020년 발굴조사에서 이미 존재가 보고됐다. 당시 무덤 주인공 머리맡에 마련한 껴묻거리 공간에서 확인한 비단벌레 금동장식을 분석한 결과 이 친구가 비단벌레 날개를 죽죽 째내서 그것을 말려 붙인 대나무제[죽제竹製] 직물 말다래 일부임을 확인했다고 한다.
말다래란 안장 아래 늘어뜨리는 헝겁 쪼가리로 말을 달릴 때 튀기는 진흙 막이용이다. 조사 결과 이 말다래는 대나무살을 엮어 만든 바탕 틀(80×50㎝) 안쪽(마직물 1장)과 바깥쪽(마직물, 견직물 등 3장)에 직물을 덧대고 그 위에 비단벌레 날개로 만든 금동 하트모양 장식과 금동 달개[영락瓔珞] 장식, 금동 띠를 배치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트 모양 장식은 금동판에 비단벌레 딱지날개 2개를 겹쳐 올리고 그 위에 다시 금동으로 만든 가장자리 판을 올린 후, 실로 고정해 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달개 장식 1점에 하트 모양 장식 4개를 결합해 꽃잎 모양을 만들었으니, 이런 꽃잎 모양 50개가 말다래 장식으로 달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건 사실 설명이 복잡한데, 복원도를 보면 그 찬란함을 엿본다. 조만간 복원품 제작에 들어가리라 본다. 대만 가서 잔뜩 비단벌레 사 와야 한다.
나아가 같은 2020년 금동관 주변에서 발견된 너비 5㎝ 유기물 다발과 그것을 감싼 직물 흔적은 분석 결과 뜻밖에도 그 유기물 다발은 머리카락으로 드러났다. 이를 묻힌 사람 것으로 간주했는데, 이 말 조심해야 한다.
DNA 분석에 토대로 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혹 그런 확실한 근거가 없다면, 그럴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지 반드시 그 사람 것이라는 근거는 없다.
나아가 머리카락을 감싼 직물 흔적은 머리카락 여러 가닥을 한 데 묶은 머리 모양 꾸밈새로 추정했다.
금동관, 금동신발, 말띠꾸미개[운주雲珠]와 같은 금동제품을 감싼 직물도 정체를 드러냈다. 참고로 저런 금속제품은 아무리 시체라 해도 신기기 위해서는 직물을 덧대야 한다. 그 직물들을 밝혀냈다는 것이다.
분석결과 금동관 안쪽에서는 마직물麻織物, 견직물絹織物을 비롯한 다양한 직물이 드러났으니, 특히 홍색(꼭두서니 염색), 자색(자초 염색), 황색(원료 미상) 3가지 색실을 사용한 삼색경금三色經錦도 보인다고 한다. 시체 신발에다가 찡군 버선으로 생각하면 쉽다.
또한 금동신발에서는 가죽, 견직물, 산양털로 만든 모직물毛織物이 드러났다. 또 뚫음무늬 사이로 금직물 색상이 드러나나게 함으로써 화려함을 보탠 것으로 추정한다.
연구소는 해당 직물들이 실물자료로는 최초 확인된 것이 많아 앞으로 이 분야 연구에 중요 자료로 활용될 전망을 내놓는다. 이건 실은 하나마나한 말이다.
44호분에 묻힌 이는 장신구랑 껴묻거리 조합을 봤을 적에 키 130센티 안팎, 10세 전후에 죽은 여성이며, 당연히 신분은 최고위급, 예컨대 공주 정도로 추정한다.
이번 발굴성과는 문화재청 유튜브 채널 : https://www.youtube.com/chluvu
로 방영한다는데, 이러니 기존 언론이 요새 먹고 살 일이 막막하다. 지들이 기자하고 지들이 언론사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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