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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노년의 연구

서재필에게 사과 한 마디 위로 한 마디 없던 조선

by 신동훈 識 2025.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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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필은 개화의 와중에 집안이 몰살하고 

혼자 몸을 빼어 간신히 미국에 건너가 

구한말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활동할 때는 

스스로를 미국인 필립 제이슨이라 부르며 

조선을 위한 활동을 할지언정 어디까지나 이방인으로서 거리를 두고자 하였다. 

미국 시민권을 딴 서재필의 그 후 행동을 보면

조선에 대한 증오와 사랑의 양가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바, 

나는 서재필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서재필에 대해서는 

조선이 무릎 꿇고 사과하고, 

정말 미안헀노라고 부복하여 사죄했어야 한다고 보는 바, 

되려 적반하장으로 미국인이 되어 거만해졌다는 둥, 

조선인이 본분을 잃고 미국인 흉내를 낸다는 둥

이런 류의 비판이 지금까지도 있는 것을 보면 아연실색한다. 

자 봅시다,. 

조선은 자연인 서재필 한테 뭐 빚이라도 준 것 있는지. 

개화기에 나라 위한다고 뛰어 다니다 집안이 깡그리 박살이 난 서재필이 

왜 죽을 떄가지 조선인으로 남아 조선에 대해 무조건적 봉사를 해야 하는건지, 

그것 설명을 한번 들어볼 수 있을지? 

내가 서재필 입장이면

아마도 나는 한국땅 다시는 발을 들여놓지 않았을 것 같은데, 

그나마 서재필은 애국자라 죽는 날까지 미국인 필립 제이슨이나마 

한국을 위해서 계속 뭔가를 하고자 했다. 

그런 서재필에게 조선은 고마와 했는가?

그의 상실감에 위로의 말을 건넸는가? 

한국땅에서 태어난 놈들은 무조건 나라에 충성하고 

그 나라가 나와 우리 가족에게 아무리 깽판을 쳐도 

다 잊고 봉사하고 목숨바쳐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서재필을 욕할 수 있겠지만, 

서재필은 그럴 필요도 없는 것이 맞고, 

구한말 조선은 자기가 받은 은혜를 필요할 때만 선택적으로 기억하던 후안무치한 국가였으니 

그런 구밀복검의 이중성을 가지고 어떻게 국체를 보존하겠는가? 

나라가 망해도 당연한 것이다. 

미스터 선샤인의 미해병 유진 초이 대위. 부모가 노비로 조선에서 개죽음당한 후 미국으로 건너가 해병 대위가 된다. 서재필 스토리를 어느 정도 가미한 가상의 인물. 솔직히 내가 유진 초이라면, 나는 조선 땅에 발을 두 번 다시 들여놓지 않았을 것이다. 망하건 말건. 어쩄건 유진 초이는 애국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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