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 등재 초안과 결정문, 일본 메이지산업유산의 경우

세계유산 등재란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orld heritage committee)라는 곳에서 심사를 해서 그 목록 World Heritage List 에 올리는 일을 말합니다.

항간에는 유네스코가 세계유산을 지정한다 to designate라고 곧잘 오독하곤 하는데 엄밀히는 세계유산센터는 각국이 신청한 세계유산을 심사해서 그것을 세계유산목록에 올리는 일을 합니다.

이 행위를 등재(inscription)라 하고 등재하는 일을 to inscribe sth on world heritage list 라고 합니다.

우리가 그에 대한 번역어로 고민고민하다가, 실제로 두어 가지 용어를 쓰다가 최종적으로 등재登載라고 정리한 이유가 그것입니다.

일본에서는 등록登錄이라고 씁니다. 중국은 모르겠어요

그렇다면 이런 행위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느냐?

그것을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 해당국이 세계유산 등재 신청
2. whc가 해당 자문기구(advisory body)에 심사 의뢰
3. 해당자문기는 심사 평가보고서를 whc 사무국인 세계유산센터(world heritage center)에 제출
4. 세계유산센터는 이 보고서를 토대로 등재 결정문 초안(draft decision) 작성해 세계유산위원회에 제출
5.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 여부 결정

세계유산위원회는 커미티입니다. 커미티는 당연히 그 커미티를 구성하는 개별 단위가 있기 마련입니다. 이 경우 국가 단위이므로 이들을 state parties 라 합니다.

States Parties를 유네스코는 이렇게 정의합니다.

States Parties are countries which have adhered to the World Heritage Convention.

곧 세계유산협약에 가입하고 그것을 준수하겠다고 약속한 국가들입니다. 현재 200여개 국가가 서명했을 겁니다.

한데 세계유산위는 일정한 임기(mandat)가 있는 국가 단위로 21개 멤버들을 뽑아 그 기간에는 이들한테만 독점적인 결정권을 주는 구조로 운영합니다. 왜 이리 하는가? 모든 국가가 참여하면 논의가 산으로 가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원로원 귀족의원들인 셈인데 이들을 committee members 라고 합니다.

이 21개 위원국이 모든 결정권을 행사합니다. 이 멤버가 아니면 본회의 발언권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한 번 멤버는 영원한 멤버인가? 그렇게 할 수는 없죠. 나도 회장 한 번 되어 볼 기회는 주어져야 하니깐요. 그래서 임기를 두는 것입니다. 

이 멤버 선정은 아마 대륙별로 안배가 되지 않나 하는데, 이쪽은 전문가 보탬을 기다려야겠습니다. 

 

각주를 삽입한 등재 결정 초안, 이것이 도장 꽝 두들기면 결정문이 된다.

두 사진에서 보는 장면은 바로 일본 산업유산 등재 결정문 초안과 그것을 수정한 초안입니다.  같은 장면인데 하나는 부분을 확대한 겁니다.

검은색 본문이 바로 세계유산센터에서 만든 등재 결정문 초안이고, 그 아래 보시면 시퍼런 부분이 보이는데, 그것이 바로 등재 결정문 초안을 수정한 내용입니다.

한데 이 수정한 부분을 보시면 등재 결정문 초안 본문으로 가지 못하고 각주로 처리됐습니다.

바로 이것을 이번에 일본 산업시설을 등재하면서 한국측 의견을 '각주' 형식으로 반영했다는 것입니다.

한데 그 각주에 보면 Germany라는 표시가 있습니다. 이는 이 수정문을 제안한 위원국이 바로 독일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면 결과는 어찌되었는가? 바로 이 수정안이 그대로 통과가 되었습니다.

수정문이 통과되어 의장이 땅! 하고 망치를 두들기는 순간, 이 등재결정문 초안은 바로 등재 결정문(decision)이 되는 것입니다.

법률로 보면 법률안이 법률로 확정된 것입니다. (2015. 7.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