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쁜남자' 한 장면>
자고로 조강지처 버렸다가 쪽박찬다는 소리 있거니와, 이 시는 애절하기만 하다. 최근 도서출판 소명출판에서 전 3권으로 완역된 권혁석 역 《옥대신영(玉臺新詠)》을 참조하되, 몇 가지를 덧붙이고 간추렸으며, 번역문 또한 약간 손질했다. 나아가 인용문은 별도로 표시했다. 중화서국에서는 중국고전문학기본총서 중 하나로 전 2권짜리 《옥대신영전주(玉臺新詠箋注)》가 나왔거니와 몇 가지 사항은 주석에서 이를 참조해 대폭 보강했다.
출천 : 《옥대신영(玉臺新詠)》 권 제1 고시(古詩) 8수 중 제1
시대 : 한대(漢代)
上山采蘼蕪 산에 올라 궁궁이를 따고는
下山逢故夫 산을 내려오다 옛 남편 마주쳤네
長跪問故夫 무릎 꿇어 옛 남편께 여쭙기를
新人復何如 “새 사람은 또 어떤지요?”
新人雖言好 “새 사람 좋다 하나
未若故人姝 옛 사람처럼 곱진 않다오
顔色類相似 얼굴이야 엇비슷하나
手爪不相如 솜씨가 같진 않다오”
新人從門入 “새 사람은 대문으로 들어오고
故人從閤去 ”옛 사람은 쪽문으로 떠났지요”
新人工織縑 “새 사람은 누런 비단 잘 짜고
故人工織素 옛 사람은 흰 비단 잘 짰다오
織縑日一匹 누런 비단 하루에 1필이나
織素五丈餘 흰 비단은 5장을 넘었다오
將縑來比素 누런 비단 흰 비단과 견주어도
新人不如故 새 사람은 옛 사람만 같진 못하오”
《注釋》
(1) 미무(蘼蕪):향초 이름이다. 그 잎은 바람에 말려 향료로 쓴다. 《본초(本草)》에 이르기를 “미무(蘼蕪)는 궁궁(芎藭)의 싹이다. 옹주(雍州)의 강이나 못, 寃句에서 난다. 4월이나 5월에 잎을 따서 바깥에서 햇볕에 말린다. 도은거(陶隱居·도홍경을 말함)가 이르기를 ‘지금은 역양(歷陽)에서 나며 곳곳에 있다. 집집마다 많이 그것을 심는다. 잎은 사장(蛇壯)과 비슷하며, 향이 난다'"고 했다. 이에서 《본초(本草)》는 명대 이시진의 《본초강목》이 아니라 《신농본초경》일 수밖에 없다. 자세한 사정은 내가 조사를 못했다. 다만, 《본초(本草)》를 인용하면서 그 뒤에 도홍경을 인용하는 것으로 보아 《신농본초경》이 확실하다. 도홍경은 《신농본초경》을 해설한 《신농본초경집주》를 지었다. 이 집주는 망실되고, 돈황본에서 잔질이 발견되었을 뿐이며 그 외 우수마발은 다른 문헌들에 산발적으로 인용되어 전할 뿐이다.
(2) 故夫:원래 남편. 자기를 버린 옛 남자다. 아주 나쁜 놈이다. 아! 하희라 주연 아침드라마 '있을 때 잘해'가 생각난다. 배우 조재현이 미투 운동 절대 타격을 받아 곤혹스런 처지인 모양이거니와, 마침 그가 주연하고, 그와 짝짜꿍이 되어 미투 운동 가해자로 지목받은 김기덕 주연 '나쁜남자'를 이해를 돕고자 하는 첨부자료로 제시한다.
(3) 장궤(長跪):古代 跪姿의 일종이다. 箋注에 이르기를 "長跪, 拜也"라고 했다. 跪時將腰挺直, 上身顯長, 示恭敬. 長跪-古人席地而坐, 坐時兩膝據地, 臀部放在脚跟上, 如果把腰股直起來, 上身聳起彷彿加長了, 就叫長跪. 자길 버린 남편 앞에서 길게 허리굽혀 예의를 표하면서 공손함을 잃지 않으나, 속으론 얼마나 배알이 틀렸을까?
(4) 新人:옛 남편이 조강지처를 버리고 새로 맞은 여자. 나쁜 여자처럼 묘사하니, 콩쥐팥쥐가 떠오른다. 이땅의 계모들이여. 부디 힘내시오!
(5) 未若故人姝:故人은 前妻. 姝는 好. 음은 “書”와 같다. 아름답다는 뜻이다. 《毛詩》에 이르기를 "姝, 美色也"라 했으며 양웅의 《方言》에는 이 글자를 "好也"라고 풀었다.
(6) 顔色:용모라는 뜻이다. 顔色類-類, 얼굴은 대체로 비슷하다는 뜻. 顔色이라는 말이 예문유취에서는 其色이라 했다. 《예문유취》 쪽이 더 자연스런 느낌을 주기도 한다.
(7) 手爪:手藝를 말한다. 紡織이라든가 縫紉 등과 같은 일에 女工은 모두 손을 사용하므로 ‘手爪’는 그 솜씨를 말한다.
(8) 門:正門.
(9) 閣:邊門. 從門入, 故人從閣去-門, 指大門ㆍ正門. 閣, 指側門, 邊門. 《이아(爾雅)》에서 이르기를 "小閨謂之閤"이라 했으니 대문이 아니라 측문이다. 본부인 정부인은 대문으로 당당히 출입하나, 이젠 쫓겨났으니, 그쪽 출입은 꿈도 꾸지 못할 뿐더러, 설혹 한다 해도 쪽문을 이용할 뿐이다.
(10) 新人工織縑:工은 어떤 일을 잘 한다는 뜻이다. 縑은 황견(黃絹)을 말한다. 음이 “兼(겸)”과 같다. 유희는 《석명(釋名)》에서 이 글자를 "겸한다는 뜻이다[兼也]"고 풀었다. 발음이 같은 글자로써 장난을 치는 수법은 《釋名》에서 전형적으로 드러난다. 이를 가차니 전주니 하면서 지금의 언어학자, 특히 중국 본토쪽 학자들이 장난을 거듭하는데 눈뜨고 차마 못봐줄 지경이다.
(11) 素:백견(白絹)이다. 素는 겸(縑)에 견주어 비쌌다. 《釋名》에서는 이 素를 "박소다[朴素也]"라고 풀었다. 박소란 글자 그대로는 이렇다 할 만한 채색을 넣지 않은 비단을 말한다. 素는 白과 뜻이 통하나니, 백의민족 좋아하지 마라. 때가 많이 타서 좋지 않다. 백의민족=땟자국 민족이니라.
(12) 日一匹:하루에 一匹을 짰다는 뜻이다. 一匹이란 長 四丈을 말한다. 匹은 “疋”과 같으며 布料를 재는 수량 명사이다. 《소이아(小爾雅)》에서는 "倍兩謂之疋. 二丈謂倍"라고 하면서 "兩, 四丈也"라고 했다. 1냥 2냥 할 때 냥이다.
(14) 五丈 : 漢制에서는 길이 四丈, 너비 2丈2尺을 一匹이라 했다.
(13) 將:여기서는 用 혹은 拿을 의미한다. 《예문유취》에서는 이 구절을 "持縑將"이라 했다.
【語譯】
到山上去採蘼蕪, 下山時, 遇到以前的丈夫. 恭敬的跪下問前夫一些事情:“你新娶的妻子如何?”“新娶的妻子雖然很好, 但是比不上以前的你. 容貌很相似, 可是手藝就沒有你巧.” “可是新人從正門進入, 我從閣邊門走阿.”“他較善於織黃絹, 每天大槪織一匹約五丈長的布. 用縑和素相比的話, 縑是明顯比不上素的, 哀, 就連她也沒有你好阿.”
【賞析】
這是一首怨苦詩, 反映了婚姻破裂後雙方的痛苦、遺憾和悔意. 全主要採用對話來表現, 透過棄婦和故夫的問答, 揭示雙方婚變後的心情詩和感覺. 詩中語言簡練, 恰當地運用對偶句式, 也是一大特點.
《情節分析》
一個被丈夫抛棄的婦人, 爲了維持自己的生活, 只能每日到山上 採野菜維生.
一個偶然的機會下, 兩人在山脚下相遇了, 婦人忍著內心的痛苦, 委屈的問著前夫:“新娶的妻子怎麼樣了?”愧疚的前夫帶著安撫的語氣娓娓說著新妻子無論在容貌及手藝上都比不上舊人, 無限委屈的婦人聽完前夫的敍述後, 不禁帶著哀怨的語氣描述出當時她離家的情況:當新人被風風光光的從大門迎娶之時, 她這個舊人只能落寞的從小門離開.
面對婦人的無奈, 前夫不知如何應對, 只能閃躲式的繼續著剛剛的話題--繼續的讚美著舊人的能幹. 故事中曲曲折折的情緖ㆍ强烈的對比氣氛, 營造出一則動人的詩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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