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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 & 漢文&漢文法

오늘 보내는 봄 내년엔 버들가지로 돌아왔으면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18.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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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보내며[送春] 2수 중 둘째 


[송(宋)] 이광(李光, 1078~1159) / 김영문 고르고 옮김 


뭇 꽃들 다 지고

버들솜 날려


밭둑에도 놀이꾼

점점 드무네


오늘은 나루에서

봄을 보내니


내년 버들 가지에

되돌아오길


群花落盡柳綿飛, 陌上遊人去漸稀. 今日江津送春去, 明年還向柳梢歸. 


(2018.04.29.)



봄도 강나루에서 배를 타고 떠날까? 나루에서 봄을 보낸다는 표현이 신선하다. 그러고 보면 나루는 이별의 장소이면서 만남의 장소다. 우리는 강나루에서 처음 봄을 만난다. 얼음이 녹을 무렵 버드나무에 연초록 새눈이 돋는 곳이 바로 강나루다. 


강나루에서 만난 봄은 강나루에서 떠나간다. 흘러가는 강물은 바로 세월이다. 아니 세월이 바로 강물이다. 그 세월의 강물 위로 사계절이 흘러가고 사람들이 흘러간다. “봄날 꿈 같이 따사로운 저 무욕의 땅을/ 찾아 가는 배여 가는 배여/ 언제 우리 다시 만날까?”(정태춘, 「떠나가는 배」) 모든 것은 그렇게 끝없이 흘러간다. 


강나루에 휘늘어진 버드나무에서도 벌써 버들솜이 허공으로 몸을 날린다. 강나루 버드나무는 버들솜의 하늘나루다. 버들솜은 하늘을 나르다 강물에 떨어져 부평초가 된다. 화려한 봄날은 강나루와 하늘나루에서 작별을 고한다. 버드나무 연초록 새순으로 왔던 봄은 하얀 버들솜으로 우리 곁을 떠난다. 그것이 자연의 이치다. 


“세상은 모두 무상하므로 만나면 반드시 헤어진다. 근심하지 말라, 삼라만상이 이와 같다. .(世皆無常, 會必有離. 勿懷憂也, 世相如是.)”(《유교경遺敎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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