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역사문화 이모저모

옥청玉淸 상청上淸 태청太淸이 한데 어우러진 삼청동三淸洞(1)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0. 5. 8.
반응형

동洞은 본래 동굴 cave지만, 이것이 한반도로 건너와서는 동굴이 있건 없건 상관없이 모조리 고을이라면 모름지기 동을 칭하게 되었으니, 이 洞은 종교라는 측면에서는 도교랑 밀접하거니와, 도사들이 수련하는 데가 예외없이 동굴인 이유가 이에서 말미암는다. 

 

cave 혹은 tunnel이라는 원초적인 의미를 상실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도교의 본고장이라는 그런 원초가 강렬히 작동하는 데가 있으니, 서울 종로구 법정동 중 하나인 삼청동三淸洞이라는 데가 그렇다. 이 삼청이라는 말은 옥청玉淸 상청上淸 태청太淸 세 가지 淸을 합친 말이어니와, 도교에서 저 하늘에 거주하는 최고신격들을 이리 부르거니와

 

 

도교 삼청, 바이두에서 

 

 

저들을 분별해서 옥청玉清은 원시천존元始天尊이요, 상청上清은 영보천존灵宝天尊이며 태청太清은 도덕천존道德天尊이라 설레발치지만, 솔까 구분되니? 淸이면 청이지, 그에다가 각종 좋은 수식어는 다 때려붙여 玉과 같은 淸이라 해서 옥청이라 하고, 淸 중에서도 가장 상위인 淸이라 해서 상청이라 하며, 淸 중에서도 가장 덩치가 큰 淸이라 해서 태청이라 할 뿐이니, 결국 갖은 말을 무한반복한 데 지나지 않는다. 

 

불교에서 말하는 부처님 세 분을 나란히 모시는 이른바 삼존三尊 수법을 그대로 따다왔을 뿐이어니와, 그렇다면 그 뒤에 주석하는 실제 신들은 무슨 개뼉다귀인가? 이 역시 같은 말을 무한세포분열한 말장난에 지나지 않거니와 옥청을 관장한다는 원시천존은 글자 그대로 원시, 곧 거대한 뿌리와 같은 하늘의 존귀요, 상청을 관장하는 영보천존은 가장 신령스럽고 보배같은 하늘의 존귀한 분, 도덕천존은 도교의 절대가치인 도덕이라는 추상을 신격화한 데 지나지 않는다. 

 

도교신들은 구체로 들어가면 도덕이라는 추상명사를 신격화하기도 하고, 그 비조로 통하는 노자를 신격화하기도 하며 이도 저도 나카무라 우수마발 다 합쳐서 우주삼라만상의 거대한 뿌리를 원시元始라 하니 원시라는 말도 그것 갈라보면 元이 곧 뿌리가 땅에서 솟는 모습이라, 그것이 始하니 만물이 유래하는 뿌리라는 뜻이다. 

 

 

 

< 소격서 자리로 추정되는 삼청파출소 >

 

 

천존天尊?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다. 글자 그대로 하늘에 계신, 혹은 하늘과 같은 존귀한 분이라는 뜻이다. 좆도 아니다. 신라시대 김유신과 더불어 신라 군부를 호령한 장군 중에 천존이 있는데 도교에서 유래한 명명이다.

 

암튼 저와 같은 도교 천상세계를 관장하는 세 신들이 상주하는 곳, 혹은 그런 신들이 강림하는 곳, 혹은 그런 신들의 강림을 기원하며, 그들의 가피를 얻고자 불교가 절을 만들고, 기독교인들이 성당이나 교회를 만들듯이 도교 역시 그런 강림기도처를 강구하게 되거니와, 도교에서는 이런 사원을 일러 도관道觀이라 했거니와,

 

조선시대에 이런 곳을 일러 삼청전三淸殿이라 하고, 그런 삼청전이 있는 여타 도관 관련 제반 시설 조직을 관리하는 관청을 따로 두니 그것이 바로 소격서昭格署라는 데라, 소격서 주관 아래 삼청전 같은 데서 각종 푸닥거리를 하면서 삼청의 강림과 그들의 가피를 기원하는 의식을 행하는 제장祭場이 필요하기 마련인데, 삼청동이 바로 그런 곳이라, 벌써 명칭에서 그런 느낌이 들지 아니하는가?

 

하늘을 존귀함이 지구상 모든 종교가 마찬가지어니와, 도교가 지닌 특장이 하나 있다. 

 

하늘? 하늘의 무엇을 경외한단 말인가? 하늘을 하늘답게 하는 존재가 셋인데 태양 달 그리고 별이 그것이라, 이를 삼광三光이라 하거니와 김유신 장자 이름이 삼광인 것이 우연이 아니어니와, 암튼 도교는 특이하게도 딱 하나씩인 태양 달은 제껴두고 오직 저 무수한 별만을 섬기는 별종교라는 점에서 유별난 특징이 있다. 별을 보고 푸닥거리를 했다? 이건 볼짝없이 도교로 보아 대과가 없다. 

도교는 별을 봐야 하므로 밤의 종교라, 그런 점이 여타 종교와 또 구별한다.

그래서 도교는 주로 한밤중에 것도 별을 보고 각종 푸닥거리를 해제끼는데 이를 초醮라 한다.

 

흔히 한국불교 특징 중 하나로 거론하는 민속종교 특징, 곧 북두칠성을 신격화하는 공간인 칠성각은 도교에서 잘 되는 장사라 해서 불교에서 슬쩍 표절한 흔적이다.

 

덧붙여 도교는 동굴에서 기어나온 까닭에 그런 동굴이 생성하는 공간인 산, 개중에서도 이른바 명산을 유별나게 신격으로 추장하는 종교이기도 한데, 그런 산을 산답게 하는 존재가 호랭이라, 이 호랭이 시다바리로 거느린 백발성성한 노인을 산신으로 상징화해서 존숭하게 되거니와, 그런 공간인 산신삭 역시 도교에서 유래한다. 

 

아이고...얘기가 너무 옆길로 샜다. 삼청동으로 들어가는 대문으로 급히 대체하며 2탄을 기대하시라.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