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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THESIS

왜 간송인가가 납득되어야만 한다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0. 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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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송미술관 보물 불상 2점, 경매서 모두 유찰 | 연합뉴스

간송미술관 보물 불상 2점, 경매서 모두 유찰, 강종훈기자, 문화뉴스 (송고시간 2020-05-27 18:06)

www.yna.co.kr

 

조용하게 내놓으려 했지만 결국은 떠들썩하게 되어버린 간송 컬렉션 소속 한국고대불상 2점이 경매에서 유찰됐다. 문화재보호법 제정 초기인 1963년 나란히 보물로 지정된 이 두 금동불은 유찰이 예견됐으니, 첫째, 소장자가 매긴 가격 15억원이 적당한가 하는 논란이 있고, 두번째로 이렇게 떠들썩하게 변해버린 문화재를 개인소장자나 다른 기관이 구입하기는 매우 어려워졌고, 세번째로 진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화재는 절대가치가 없다. 1억원짜리가 10원이 되기도 하고, 10원짜리가 1억원짜리가 되기도 한다. 문제의 두 불상은 문화재 자체 가치가 얼마될지 알 수는 없지만, 문제는 저 정도 삼국시대 금동불로 보물로 지정되지 아니한 것이 제법 많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유찰하는 간송컬렉션 불상

 

국립경주박물관 불교미술실 본 적 있는가? 지정도 안 된 저 정도 금동불 쌔고 쌨다. 그런 점에서 15억원이라는 점당 가격은 지나치게 높다. 더구나 진위 문제까지 제기된 마당에 누가 섣불리 구입하려 하겠는가?

 

결국 저들 불상을 구입한다면 국가 혹은 공공기관밖에 남지 않았다는 결론이 나오는데, 예컨대 국립중앙박물관이 매입을 결정한다 해서 덜커덩 매입할 것 같은가? 갖은 최신 장비 다 들여다 대고는 이른바 보존과학적 분석이라는 걸 실시해야 한다. 그 관문을 통과해서 진품이라는 결혼 혹은 확인에 이르러야 한다. 만약 그 과정에서 한 점이라도 진품이 의심된다는 결론이 나오면 치명타다. 

 

유찰하는 간송 컬렉션 불상

 

그럼에도 이 불상이 주목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간송 컬렉션이기 때문이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점당 15억원이라는 가치는 이 간송 컬렉션이라는 부대가치에서 비롯한다. 간송이 누구인가? 일본으로 나가는 우리 문화재를 지키고자 우리 문화재를 사서 모았다는 그런 아주 훌륭한 문화운동가, 민족주의자로서 칭송받는 간송 말이다. 이렇게 훌륭한 간송이 매집한 것이니, 부대가치가 붙어 아! 이 불상이 그만큼 귀중한 거 구나 하는 인식이 성립하는 것이며, 바로 이에서 그 가치가 그 자체의 가치보다 상승하는 것이다. 

 

나는 이를 간송 신화라 부른다. 이 간송신화에 말미암아서 그의 컬렉션에 포함된 저들 불상이 경매에 나왔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언제나 이럴 때면 우리 사회에 들끓는 내셔널리즘이 작동해서는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훌륭한 문화재인데, 그런 문화재가 어딘가로 팔려간다는데 그걸 국가가 방치할 수 있느냐? 국가가 매입해야 한다는 등식으로 언제나 발전하곤 한다. 

 

경매 나온 간송 컬렉션 보물 불상 두 점

 

자! 이런저런 진위 논란, 가격 논란 다 때려치고, 저것이 진품이라고 가정하고서 저들 불상을 국가가 매입해야 하는가를 냉철히 따져야 한다. 

 

묻는다! 

 

왜 그것을 국가가 매입해야 하는가? 

 

유감스럽게도 국가가 매입해야 하는 그 하등의 이유도 없다. 간송이 수집한 것이기에 국가가 매입한다? 그것이 국가지정 문화재이기에 국가가 매입해야 한다? 그래야 한다는 논리 혹은 당위는 이 지구상 어디에도, 땅에도 없고 하늘에도 없다. 

 

 

284호 금동불상

 

또 묻는다!

 

왜 국가가 매입해야 하는가?

 

물론 사안에 따라 국가가 개입할 수도 있고, 그럴 사정이 있는 일이 있다. 하지만 이것이 그런 경우인가는 전연 다른 문제다. 왜 국가가 개입해야 하는가?

 

혹자는 이런 말을 한다. 저런 보물이 다른 개인 혹은 기관으로 가면 사장될 우려가 있다고! 

 

So what? 

 

그래도 된다. 사유문화재인데 그걸 소유한 사람이 그렇게 하고 싶다는데 그걸 국가 혹은 공권력이라는 이름으로 내놓으라 윽박할 수는 없다. 

 

285호 금동불상

 

이 시점에서 저와 관련해 우리가 생각할 점은 저 불상은 지금도 사유재산이고, 그 공개는 언제나 제한적이었다는 사실이다. 저 불상은 죽 그랬다. 간송미술관 운영 시스템 자체가 그랬다. 1년에 한번씩인가 하는 자체 전시회라든가, 혹은 다른 기관 대여 방식 등을 통해 공개되곤 했다. 하지만 공개는 결코 상설은 아니었다. 왜 그랬는가? 사유재산인 까닭이다. 

 

그런 사유문화재가 소유주가 바뀐다 해서 사장될 우려가 있다는 주장은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한 섣부른 예단일 뿐이다. 

 

결론하건대, 저 불상이 경매에 나왔다 해서 불특정 국민한테 사야 한다는 부담을 지우는 그 어떤 주장도 나는 현재로서는 납득할 수 없다. 간단히 말해 국가가 개입해야 한다는 그 어떤 당위도 나는 찾을 수 없다. 

 

간송 컬렉션이기에? 간송 컬렉션이라는 이유가 국가가 그것을 매입해야 한다는 논리는 하늘에도 땅에도 없다. 

 

사고 팔건 그건 자유다. 소유주가 누구한테 가건 그것도 자유다. 

 

다만 국가지정 문화재인 까닭에 해외반출 등의 제한은 가해져야 함은 말할 나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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