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의 일을 설명할 때 쓰는 “고리짝”이란 말이 있다.
“내가 고리짝 때 있었던 일인데 말이야~ ”
그런데 요즘 사람들 중에서 이 고리짝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고리짝”
버드나무 가지를 엮어서 만든 납작한 상자로 옷이나 책을 담는데 쓰며 ‘동고리’라고도 한다. 고리상자, 동고리, 떡고리, 버들고리, 버들고리짝 등으로 부른다.
쓰임새는 음식이나 옷감, 책 등을 담는 상자 역할이지만 무속에서는 악기로 쓰이기도 한다.
주로 서울지역의 작은 굿에서 고리짝의 등쪽을 오동나무 채로 긁어 장구대신 사용한다.
현대에 플라스틱이 등장하면서 여러 종류의 대용품이 발달한 까닭에 생활용품으로서 버들고리는 거의 사용되지 않지만, 지금도 이 버들고리를 만드는 장인이 용인에 살고 계신다.
처인구 양지면에 살고 계신 김계일(1941년생) 선생님은 경기도 연천 출생으로 용인 피난소에서 만난 스승 故천광석(1908~1990) 선생님 밑에서 기술을 배웠고, 버들을 직접 채취하고 버들고리를 제작하는 일을 현재까지 하고 계신다.
현재 84세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2018년 제17회 짚풀공예공모전 은상, 2019년 경기도공예품대전 입선, 2023년 제22회 짚풀공예공모전 장려상, 2022년 서울공예박물관 ‘이 땅의 풀로 엮는 초경 공예’ 전시 출품 등 꾸준히 전시 및 공모전에서 성적을 거두며 현역 공예가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시다.
올해 초에 주변 권유로 경기도 무형문화재 종목 지정 신청을 하셨는데,
이번에 제1회 경기도 무형문화재위원회에서 신규 종목 지정 타당성 심의 결과 “가결”되었다.
(신청 시 ‘유기장(柳器匠)’ 종목으로 신청하였는데, 심의 결과 ‘초고장(버들고리)’으로 명시하라는 조건부로 가결됨)
무형문화재 신규 종목 통과율은 상당히 낮은 편인데, 이번 심의에 올라온 7건 중 유일하게 신규 종목 지정 타당성 심의에 통과되었다.
용인은 지난 2015년 이후 약10년 동안 무형문화재 신규 지정이 한 건도 없었으나, 이번에 ‘초고장(버들고리)’ 종목이 신규 종목 타당성 심의에 통과되면서, 10년 만에 무형문화재 보유자 신규 지정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오랜 시간 버들고리를 지켜 오신 김계일 선생님께서 앞으로도 전승 활동이 지속될 수 있도록 무형문화재 보유자 지정까지 좋은 결과가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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