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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놈이 졸업했다.
중학교까진 대안학교 다니다가 특목고인지 하는 대학로 동성고를 다녔는데 적응이 쉽지 아니했을 터
그래도 겨우계우 어찌저찌 졸업이란 걸 하니 신통방통하다.
오지 말라 했단다.
우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광풍에 학교가 그리하기로 했단다.
더불어 졸업식은 강당이 아니라 각 교실에서 하기로 했단다.
한데 교실졸업식이 아니라 복도 졸업식이다.
학부모들은 모조리 복도에서 대기한다.
선생도 애들도 모조리 마스크 뒤집어 썼다.
날더러 늦지말라 명을 거역하지 말라 신신부탁하던 마누란 뒤늦게 헐레벌떡 나타나 따발총이라
왜 마스크는 하지 않았느냐
여기 마스크 안한 사람 누구냐
하긴 그러고 보니 나만 주둥이 내놨다.
눈치가 좀 보이긴 한다.
첨엔 창문 너머로 교실 안을 들여다봐도 애가 보이지 않아 내가 반을 잘못 알았나 했더랬다.
저 몰골이니 내가 못 알아보지.
웬 검은마스크?
그나저나 너 안경은 왜 썼냐니 대답이 가관이라
"안경 쓰면 바이러스가 못들어온데"
보나마나 마누라 작품이다.
대략 한시간가량 진행한 식이 끝나고 교문을 나서는데
"아부지가 고기 사주까?"
하는데 마누라가 무슨 소리냐 이 난국에 무슨 식당이냐
그러면서 휑하니 아들놈 데리고 집으로 들어간다.
그 시간 한 시대를 주름잡던 할리우드 스타 커크 더글러스가 향년 103세로 타계했단 소식이 날아들었으니
나는 그 소식을 오후 늦게서야 알고는 우당탕탕 박스기사 하나 물리게 했다.
서울을 떠난 아들놈은 이제 근거지를 김천 인근으로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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