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NEWS & THESIS

아침, 上께서 절을 찾으셨다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0. 6. 5.
반응형

*** 이 문서 맨 마지막에 이번 조사성과 약보고서를 첨부한다. 

 

傳 황복사지 출토 신라목간

 

성림문화재연구원이 연차 발굴조사 중인 경주 낭산 일원 내 추정 고분지 정비 유적 4차 조사 출토 신라시대 목간과 그 판독안이다. 이른바 傳 황복사지皇福寺址 일대를 말한다. 현재는 황복사지 삼층석탑이라 해서 신라시대 석탑이 우람하거니와, 보문들 한쪽 귀퉁이에서 그 건너편으로 진평왕릉과 보문리절터가 자리한다. 

이번 조사에서는 신라목간 1점을 출토했거니와, 그 판독과 해독에 적지 않은 소란과 이해충돌이 있었던 모양이라, 그 발굴조사단장이 분통하는 사발통문을 돌리기도 한 모양인듯, 암튼 이 조사단에서 외부에서 판독을 의뢰한 모양인 듯한데, 이런저런 경로를 통해 수집한 판독시안을 조사단은 저리 제시했다. 

그렇다면 문제의 저 신라 목간은 어케 판독 가능한가? 내가 이 문화재판에 종사하면서 저런 분야에서 언제나 신뢰하는 김영문 박사한테 한번 봐주십사 해서 얻은 판독과 그 해석은 아래와 같다. 김 선생은 일단 실물을 보지 아니한 상태이므로, 그런 점을 염두에 두어야겠지만, 충분히 경청할 만하다 생각해서 소개한다.  

上早寺迎談沙弥 卄一年
상이 아침에 절에서 사미를 맞아 이야기를 나눴다. 21년.

예서 사미沙弥가 단수인지 복수인지가 분명하지 않다. 문맥으로 보아서는 그 절에 사미 1명이 있었다 보기 힘드므로, 사미들이 응대하지 않았을까 나는 상상해 본다. 마지막 21년[卄一年]은 이 절을 방문한 시점이 그 절을 방문한 당시 신라왕의 재위 21년째가 아닌가 한다. 이 무렵 신라는 당 연호를 사용할 때이므로, 그리 본다면 예컨대 개원開元 21년 따위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선생 판독이 정확하다 가정할 때 신라식 한문, 이른바 이두 느낌이 짙다. 上께서 아침 일찍[早] 절寺에 이르시어 (사미들을) 迎談했다 뭐 이런 식으로 나아가기 때문이다. 

 

올해 4차까지 드러난 유구 분포도. 연지가 드러난 구역 표시는 뚜렷하다. 이 연지는 호안석축, 특히 동서 양쪽 석축 방향을 고려할 적에 화면 왼편 상단에 위치하는 이른바 사역 중심구역 건물군과는 완연히 다름을 본다. 호안석축 방향으로 볼 적에 현재 드러난 연지는 이번 4차, 그리고 2차 조사 지역 오른쪽 상단 구역 건물지들과 궤를 같이함을 본다. 

 

문제의 목간은 조사단에 의하면 이번 조사지역 남동쪽 경계지점에서 확인한 연지蓮池에서 수습했으니, 그 개략을 조사단은 아래와 같이 소개한다. 

연지는 조사지역 남동쪽 경계에 위치하고 있다. 최소 3차례 이상 증개축이 이루어진 것으로 파악되며, 현대까지 그 형태
를 유지하며 연지나 소화의 기능을 가진 집수장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잔존규모는 길이 약 35m, 너비 약 21m, 깊이는 약 1.7m(약 220평)이다. 내부에서는 목간, 귀면와, 와편 등 다수의 유물이 출토되었다. 특히, 1차 조성 당시 모서리로 추정되는 부분에서 각각 3개의 귀면와가 확인되어 최초 연지의 규모 및 형태를 추정할 수 있다. 조성 시기는 1차의 경우 8세기 중후반, 3차의 경우는 석축열 내부에서 청자편이 소량 확인되고 있어 고려시대에 확장한 것으로 추정되며, 2차는 1차와 3차 사이인 통일신라시기인 9세기에 조성된 것으로 판단된다. 내부에서 소나무로 제작된 목간 1점이 출토되었는데, 크기는 길이 20㎝, 너비 3.3㎝, 두께 0.8㎝로 ‘上○寺迎詔抄○艹一年’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수종의 눈금이 새겨진 자(尺)가 출토되었다.

한편 이번 4차까지 조사 결과에 대해 조사단은 아래와 같은 중간 의견을 도출한다. 

경주 낭산 일원 내 추정 고분지 정비 유적 4차 구역(면적 4,379㎡)에 대한 발굴조사 결과, 선행 조사에서 확인된 사역 중심부와 연계된 회랑지, 담장, 도로 등의 시설들이 확인되었으며, 그 외 건물지, 연지, 수혈 등의 유구가 확인되었고, 유물은 막새, 기와, 목간 등 약 300여점의 다양한 유물들이 출토되었다. 조사된 결과를 바탕으로 조사성과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조사지역에서 확인되는 유구의 대부분은 기와편이 다량 포함된 정지층 아래에서 기반층을 굴착하고 조성된 것으로 확인되는 점, 2·3차 조사에서 확인된 대석단의 하단부에서 확인되는 유구들과 연계되는 점 등 대부분 대석단이 조성되기 이전 시기의 조성된 유구들로 추정되며, 와편이 다량 포함된 유구조성층 위에서는 유구가 거의 확인되지 않고 있어 고려시대 이후 조성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상층의 건물지나 유구들은 대부분 현대 경작지 조성으로 인해 대부분 훼손된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조사지역 북편경계를 따라 동-서로 진행하는 외곽 담장 및 도로유구가 확인되고 있어 사역의 북편 범위를 파악하는데 중요한 자료를 확보하였으며, 담장 외곽으로 확인된 도로는 측구와 도로면의 일부분만이 확인되어 그 규모를 짐작하기 어렵지만 1차 조사에서 확인된 도로유구와 연계되고 구조가 같은 점 등을 고려하면 규모면에서도 유사할 것으로 추정된다. 확인된 도로의 진행방향을 통해 조사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보문리 지역도 통일신라시대 방리제의 의한 구획 및 도시계획이 이루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셋째,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연지는 1차 조성시 한면을 치석한 석재들을 2~3단 정도 쌓아 방형의 형태로 축조한 것으로,
남편의 건물지와 후대 증개축으로 인해 그 양상을 파악하기가 어렵지만, 1차 조성시기 연지의 모서리로 추정되는 부분에서 각각 3개의 귀면와가 확인되어 그 규모 및 형태를 추정할 수 있다. 2차 조성은 동쪽으로 확장하거나 새로이 개축한 것으로 추정되며, 내부에서 확인된 양상이나 남북축이 기조사에서 확인된 방지와 일직선상에 위치하는 점 등을 통해 기조사에서 확인된 대석단 동쪽 하단에 위치한 방지와 규모나 형태면에서 유사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마지막으로 3차 조성은 2차 조성시 내부 바닥석으로 추정되는 석재의 서쪽라인이 타원형으로 훼손된 형태로 확인되고, 이 타원형의 선이 외곽의 최상단 호석열과 연계되어 전체적으로 타원형에 가까운 선을 이루고 있어, 3차 조성시 내부가 한번 정리되면서 타원형에 가까운 형태로 축조되었다가 다시 동쪽으로 확장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조사지역 북동쪽 경계부의 담장이 꺾이는 범위에서 각기 다른 양상의 문초석이 확인되며, 이들 문지는 3개소가 확인되었다. 하지만 2호 문지의 경우 문주 공석을 초석으로 재활용한 양상으로 확인되어 최소 3차례 이상 문지가 증개축 되었음을 확인하였다.

넷째 연지와 문지의 변화상이나 중복상을 통해 사역의 증개축은 최소 3차례 이상 이루어졌음을 추정할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이번 발굴조사를 통하여 전황복사지의 북측의 경계를 확인하였으며, 또한, 남북대로와 동서도로가 조사됨에
따라 방리제에 의한 도시계획이 이루어졌음을 확인하게 되었다.

이번 조사개요는 아래와 같다. 

 
유 적 명 : 경주 낭산 일원 내 추정 고분지 정비 유적 4차(사적 제163호, 허가 제2016-0601호)
조사지역: 경상북도 경주시 구황동 184번지
조사면적: 4,379㎡
조사기관: (재)성림문화재연구원
조사경위: 본 조사는 경주시의 2015년 문화재보수정비 국고보조사업인「경주 낭산일원(사적 제163호)」정비사업의 일환으로 낭산 주변 폐왕릉지로 추정되는 곳에 노출된 석재유구의 훼손이 우려되어 이 일대에 대해 발굴(시굴)조사를 통한 향후 유적의 보존 및 정비를 위한 고고학적 기초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시행되었다.

 • 1차 시·발굴조사(2016.06~2017.04): 추정 효성왕의 미완성왕릉 석재 및 통일신라시대 건물지, 담장, 배수로, 도로 등의 유구와 막새, 기와, 전돌, 등잔 등 유물 약 400여점 출토.

 • 2차 시·발굴조사(2017.05~2018.03): 십이지신상 건물지, 대석단 기단 건물지 및 부속 건물지, 회랑지, 담장지, 배수로, 도로, 방지 등의 유구와 막새, 기와, 전돌, 금동불입상, 금동반구형장식 등 유물 약 1,000여점 출토.

 • 3차 시·발굴조사(2018.05월~2019.05): 금당지로 추정되는 1호 건물지, 2호 십이지신상 기단 건물지와 추정 동·서목탑지, 중문지, 회랑지 등의 유구와 녹유 전돌, 금동불입상, 금동판불, 비석편 등 유물 약 700여점 출토.

금번 조사는 이와 연계한 4차 조사로 2·3차 발굴조사 범위의 북편에 해당하는 면적 4,379㎡에 대한 조사이다.
2019년 7월 실행한 시굴조사 결과, 사역과 관련된 건물지 및 연지로 추정되는 퇴적층이 확인되어 4차 정밀 발굴조사를 실시하게 되었다. 

조사경과: 시굴조사-2019년 07월 15일∼2019년 07월 22일(실조사일수 6일)

발굴조사-2019년 10월 10일∼2020년 06월 09일(실조사일수 94일)

현장설명회 브로슈어-경주낭산 4차 (1).pdf
4.34MB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