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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남산 밭을 일구는데
잡초 무성해 뽑지 않네
한 이랑에 콩 심었지만
떨어져 콩대만 남았네
인생은 살아서 즐길 뿐
언제 부귀 기다리겠는가
田彼南山,蕪穢不治
種一頃豆,落而爲萁
人生行樂耳,須富貴何時
한서漢書 권 제66 공손유전왕양진정 전 公孫劉田王楊蔡陳鄭傳 제36이 채록한 양운楊惲 열전에 보이는 한나라 말기 때 민가民歌다.
저 열전에 의하면 저 노래를 양운 집안 노복들이 딩기딩가하며 부른다 하니 당시 대중가요인 셈이다.
한대漢代 시를 보면 유독 저런 식으로 인생 유한을 회한하며 오늘을 즐기자는 Carpe diem 정서가 판을 치는데 이 역시 그 부류라 할 만하다.
구경의 자리에 올라 권세를 구가하다 면직되고서는 상업으로 떼돈을 벌어 호사하다 결국에는 황제를 비방했다는 죄목으로 처형된 양운은 사마천의 외손자이자 승상丞相을 역임한 양창楊敞의 둘째아들이다.
선제宣帝 때 아버지 백으로 상시랑常侍郞으로 관직에 나아가 출세가도를 달렸으며 훗날 사기史記라 일컫는 외할아버지 태사공서太史公書를 가장 먼저 읽은 사람 중 하나로 역사는 기록한다.
저항은 사마씨 내력인가?
비극으로 끝난 그의 일생과 대비해서 저 노래가 사뭇 애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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