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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일본 학계에 대한 환상과 미몽에서 깨어나야 한다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19. 7.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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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eshik Kim

July 18, 2015 at 8:17 AM · 


주로 내 관심 분야에 국한하기는 하지만 주변에 보면 일본 학계에 대한 경외와 감격이 여전히 만연하다. 이 풍토를 조성한 주범을 나름 정리해 보면 몇 가지로 추릴 수 있거니와, 


첫째, 그네들 특유의 이른바 학자적 풍모라 해서 그에 감발을 받은 이가 의외로 많다. 우리가 경외하는 일본인 연구자는 대체로 수명이 길어 팔십구십까지, 심지어 백수해서 죽을 때까지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는 이가 많으니 그에서 우리가 보지 못하고 가지 못할 길을 보고는 입을 다물지 못한다.




둘째, 그네들의 기초가 고증학이란 점이다. 이른바 문헌검증이라 해서 그네들이 내세우는 최대 강점이 세밀한 주석이니, 이는 결국 청대 고증학에다 주로 랑케 사학에 뿌리박은 실증주의 학풍을 덧씌운 결과물이라 이것이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과대포장되어 선전 유포 중이다. 이 두번째 특징은 문헌교감의 토대를 이루어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의 발판이 되기 마련이니 그 대표가 신수대장경이다.


셋째, 그네들 성과물이란 것도 볼짝시면 무슨 수수께끼를 푸는 듯해서 앞서 말한 두 가지 무기로 장착했으니 언뜻 보면 그네들 연구에 대해서는 찔러도 바늘 하나 들어가지 못할 만치 허점이 없거나 적다는 인상을 주기 십상이다.


넷째, 이에 더해 지리적 인접성과 식민지시대 이래 전통이 계속해 여전히 일본이 국내 연구자들의 주된 유학지 중 한 곳으로 남아있는 까닭도 있으니 이런 유학 경험자들은 거의 필연적으로 온몸으로 일본학풍으로 무장하기 마련이다.




내가 말한 이 네 가지 중 전자 세 가지 역시나에 대해 나 역시 그에 함몰한 기억과 경험이 있으니 그 미몽에서 깨어나는데 적지 않은 시일이 걸렸다.


한데 내가 간땡이가 부어서인지 모르나, 어느 순간 그 일본의 연구성과란 것들도 가만 보니 모래위에 쌓은 누각에 지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더라. 긴말 생략하거니와 그네들이 조또 아니게 보이면서 비로소 내 얘기가 가능하고, 그 어떤 누구도, 그 어떤 대가도 내 앞에다 무릎을 꿇릴 수 있게 되더라.


그 어떤 대가도 내 가는 길에 걸림돌이나 반대로 가이드가 될 수는 없다. 그들은 내가 목을 베어버려야 할 적장에 지나지 않는다. 단칼에 베어버려야 한다. 


학문은 독립해야 한다. 특히나 일본으로부터의 독립은 절대명령이다.

시덥잖은 일본인 연구자를 해외석학이니 하는 이름으로 불러대는 일은 그만해야 한다.


동료로 불러줌은 찬성하나 석학으로서의 초청은 난 반대다.




부디 이런 지적이 일본이 아닌 지역, 예컨대 미국이나 유럽에 대한 상대적인 동경으로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 더불어 그 반대편으로 이른바 한국적 학문풍토의 조성에 대한 당위성으로 해석되는 일도 나는 반대한다. 


일본이건 미국이건 유럽이건, 자양분이 될 만한 것은 다 흡수해야 한다는 당위성에는 이론이 있을 수 없다. 더불어 이런 말이 일본 유학자 혹은 그 출신자에 대한 경멸로 해석되는 일도 내 의도는 아니다. 




말한다. 


원전과 직접 대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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