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남산 열암곡 접싯물 코 박으신 부처님 현재 상태에 가까운 모습으로 앞 사진이 현 상태에 가깝다.
왜냐면 이 마애불은 아마도 그 뒤편 언덕배기에 고추 섰다가 최근 연구성과에 의하면, 아마도 경주 일대를 덮친 강진 영향에 앞으로 자빠지셔서 지금은 엎어진 상태다.
부처님 체면에 영 말이 아니거니와, 뭐 부처가 반드시 가부좌하란 법 있는가? 곧추 서란 법 있는가?
천의무봉, 변화무쌍 부처님이니깐 그렇다고 해 둔다.
앞 사진은 문화재 전문작가 오세윤 선생이 조명장치를 해서 찍은 것이다.
발견 신고 직후 경주문화재연구소 요청으로 현장에 출동한 오 작가 촬영 사진은 문화재청을 통해 언론으로 다량으로 배포되었거니와, 오 작가는 이 엎어진 사진 말고도, 이를 세운 사진을 제공하기도 했으니 그 사진이 바로 다음이다.
사진이 얼마나 무서운 선전도구인지 절감케 하는 변환이다. 사람이 헤어스타일을 어찌 하느냐, 어떤 옷을 어떻게 입히느냐에 따라 거지도 신사가 되고, 신사가 거지도 되기도 하거니와, 나아가 어떤 빛 아래 서느냐 태양 자연광 아래 서느냐에 따라 또 달라지거니와, 조명빨의 힘이 무섭기는 하다.
조명빨을 하는 까닭은 성형수술이 아니다. 저런 불상은 자연광, 혹은 흔히 만나는 인공조명 아래서는 그 굴곡짐이 좀처럼 드러나지 않거니와, 그것을 부각하려는 목적도 개중 하나로 꼽을 만하다.
이 조명빨을 통해서 비로소 저 부처님 목덜미가 심각성을 드러내거니와, 요즘 건강검진에서는 틀림없이 지방간 소견이 나올 법하거니와, 뭐, 부처님 두고 농담한다 또 발끈할 사람들이 있겠거니와, 부처나 보살 특유의 삼도三道라 해서 이른바 세 겹 살이니, 삼겹이다.
어떤까? 자빠진 부처님과 곧추 선 부처님은 이리도 다르다.
열암곡 불상을 떠올릴 적에 실은 이 두 장면이 하도 강렬해서, 열암곡 불상하면 저 장면을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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