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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현장

자빠진 불상을 세우니...

by taeshik.kim 2018.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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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남산 열암곡 접싯물 코 박으신 부처님 현재 상태에 가까운 모습으로 앞 사진이 현 상태에 가깝다.

왜냐면 이 마애불은 아마도 그 뒤편 언덕배기에 고추 섰다가 최근 연구성과에 의하면, 아마도 경주 일대를 덮친 강진 영향에 앞으로 자빠지셔서 지금은 엎어진 상태다.

부처님 체면에 영 말이 아니거니와, 뭐 부처가 반드시 가부좌하란 법 있는가? 곧추 서란 법 있는가?

천의무봉, 변화무쌍 부처님이니깐 그렇다고 해 둔다.  

앞 사진은 문화재 전문작가 오세윤 선생이 조명장치를 해서 찍은 것이다.

발견 신고 직후 경주문화재연구소 요청으로 현장에 출동한 오 작가 촬영 사진은 문화재청을 통해 언론으로 다량으로 배포되었거니와, 오 작가는 이 엎어진 사진 말고도, 이를 세운 사진을 제공하기도 했으니 그 사진이 바로 다음이다. 


Buddha newly found at the Yeolamgok Valley of Mt. Namsan, Gyeongju, Gyeongsangbukdo Province, Korea. Unified Silla Dynasty Period (668 ~ 918 AD), 慶州列岩谷磨崖佛 / 경주 열암곡 마애불상. photo by seyun oh.


사진이 얼마나 무서운 선전도구인지 절감케 하는 변환이다. 사람이 헤어스타일을 어찌 하느냐, 어떤 옷을 어떻게 입히느냐에 따라 거지도 신사가 되고, 신사가 거지도 되기도 하거니와, 나아가 어떤 빛 아래 서느냐 태양 자연광 아래 서느냐에 따라 또 달라지거니와, 조명빨의 힘이 무섭기는 하다. 

조명빨을 하는 까닭은 성형수술이 아니다. 저런 불상은 자연광, 혹은 흔히 만나는 인공조명 아래서는 그 굴곡짐이 좀처럼 드러나지 않거니와, 그것을 부각하려는 목적도 개중 하나로 꼽을 만하다.

이 조명빨을 통해서 비로소 저 부처님 목덜미가 심각성을 드러내거니와, 요즘 건강검진에서는 틀림없이 지방간 소견이 나올 법하거니와, 뭐, 부처님 두고 농담한다 또 발끈할 사람들이 있겠거니와, 부처나 보살 특유의 삼도三道라 해서 이른바 세 겹 살이니, 삼겹이다. 

어떤까? 자빠진 부처님과 곧추 선 부처님은 이리도 다르다. 

열암곡 불상을 떠올릴 적에 실은 이 두 장면이 하도 강렬해서, 열암곡 불상하면 저 장면을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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