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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독이 올라 빨갛게 된 코 끝에, 조선 사람으로는 좀체 드문 노오란 동공, 코밑에는 그럴 듯한 팔자수염.
이당 김은호가 증언하는 조선 말의 천재화가 오원 장승업의 용모다.
그가 궁중에서 필요로하는 그림을 그리게 되었는데 하도 자유분방한 이라 궁의 갑갑함을 이기지 못하고 도망치기 일쑤였단다.
보다 못한 충정공 민영환이 자기 집으로 데려와서 한동안 그림을 그리게 하고 온갖 술과 안주를 떨어지지 않게 했는데,
그것도 견디지 못해서 도망가서는 주막집 막걸리를 퍼마시고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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