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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색이 영어영문과 출신이라 하지만 난 이 분이랑은 개인 인연은 없다. 대학을 신촌에서 다닌 까닭에 안암골 선생들을 접할 기회는 없었지만, 그래도 그 명성과 그 녹록치 아니하는 열정은 많이 들었다.
지금 보니 선생은 영어영문과가 아니라 영어교육과에 적을 두었으니, 더더욱 연이 닿기 힘들었을지도 모르겠다.
내 세대 김종건이라는 이름은 언제나 제임스 조이스랑 한 묶음이다. 특히 의식의 흐름이니 해서 난해하기 짝이 없다고 정평 난 율리시스와 피네간의 경야 (Finnegans Wake)를 혼신을 다해 완역했으니, 그 공로 하나만으로도 길이 남을 양반이다.
제임스 조이스는 어렵다. 본래 그가 어려운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그렇게 어려운 길을 갔다.
율리시스만 해도 끊임없이 개역판을 냈다.
아일랜드 출신으로 20세기 영문학 당당한 주역으로 등장하는 아일랜드 문단 일원이다. 버나드 쇼나 오스카 와이들보다는 한 세대가 뒤지고, 예이츠보다는 스무살 정도가 어린 소설가로, 그를 뒤이어 사무엘 베케트가 출현하는 문학공장이 아일랜드다.
근자 번역된 예이츠 자서선을 보면 젊은 문학가 조이스가 등장한다. 그만큼 예이츠 역시 주목한 셈이라 할 수 있는데, 아무튼 그 난해하다는 조이스 문학에만 생평을 미쳐 그에 혹닉하며, 그 문학을 소개하고 설파하는데 주력했으니, 이렇게 한 우물만 파기도 쉽지 않지 않겠는가?
보통 저런 양반들은 강의가 재미 없기 마련인데, 혹 저 분은 어땠는지는 모르겠다.
내 세대가 호명하며 선생이라고 부른 분들이 하나둘 스러져 간다. 이 역시 장강 물결 아니겠는가?
직접 연은 없으나, 이런저런 간접인연은 아주 짙다고 할 선생이 영원한 안식에 드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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