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커버렸지만 마음만은 아직 어린(?) 친구들과 아산에 있는 장영실과학관에 다녀왔습니다.
장영실(蔣英實)은 여러분들도 잘 알고계시는 것처럼 조선 세종대 활약한 과학자이자 발명가, 기술자로 꼽히는 분입니다.
그가 만들어낸 것들로는 천문관측구인 혼천의, 물시계인 자격루, 강우량 측정기인 측우기 등이 있지요.
그런데 아산과 장영실?
언뜻 무슨 연관이 있을까 궁금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장영실의 본관이 ‘아산’이기때문입니다. (연결고리)
네이버 지식백과에 찾아 보니, 이렇게 설명이 나와 있네요.
‘아산이 본관인 조선 세종 때의 과학기술자 장영실(蔣英實)의 과학 정신을 기리고, 과학 체험 교육을 통해 과학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키우기 위해 2011년에 아산시에서 개관한 과학관이다.’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 서론이 너무 길었습니다.
다들 벌써 지치신거 아니시죠? 다시 텐션 업업!
이번 포스팅은 어린이과학관을 체험하고 느낀점, 만약 나라면 어떻게 전시를 풀었을까 하는 내용들을 담아봤습니다. (저는 이제 순수하게 전시를 즐길 수 없나 봅니다. 이렇게 보는 것 또한 재밌긴 합니다만...)
대부분 그러겠만 저도 박물관에 들어가면 전시 동선부터 살펴봅니다.
‘전시실 입구가 어디지?’
‘나는 어딜 먼저 봐야 하지?’
‘그걸 보러면 어디로 가야하지?’
이때 전시실 입구를 알 수 있게 하는 사인이 있거나 혹은 사인이 약하다면, 사람이 직접 안내해 주면...! 매우 감사합니다.
장영실과학관은 후자. 안내하는 분이 전시 주제와 전시실 위치를 설명해 주었습니다.
어린이과학관 입구를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실 안내를 받아 입구까지 왔지만 로비에서부터 어린이과학관 입구까지 재밌게 갈 수 있는 콘텐츠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볍게는 캐릭터를 활용한 사인물,
바닥에 과학관 입구까지 표시한 발자국, 고불고불 선
(갑자기 고속도로 선이 생각나는 이유는...ㅎㅎㅎ)
과학관에 들어가는 과정부터 ‘어린이과학관으로 이제 점점 빠져들어갑니다~~~~’ 라는 느낌으로 알게 모르게 말이죠.
혹 어른들은 유치해 보일 수도 있지만, 노우!
누구를 위한 공간인지 다시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사진으로 보여 드린 것 외에도 다른 체험 코너들이 많습니다.
어린이과학관을 체험하고 나오며 느낀 건, ‘장영실하고 이 체험이랑 무슨 상관이지...’ 였습니다.
다른 과학관을 보았을 때도 그랬고, 장영실과학관을 보았을 때도 똑같이 느끼는 게 있는데,
“내가 왜 이 체험을 이 공간에서 해야 할까?”
입니다. (실컷 재밌게 체험하고 죄송합니다.ㅠㅠ)
과학의 원리를 알려주는 단편, 단편적인 체험 코너들만 있고, 단편적인 것들을 아우를 수 있는 큰 주제가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왜? 왜? 가 자꾸 생각났습니다.
결국은 스토리텔링.
‘어떤 스토리를 입히면 어린이과학관이 좀 더 재밌어 질까?’ ‘장영실과학관 속 어린이과학관 스러워 질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며칠 전 다른 선생님과 장영실과학관 이야기 하다 힌트를 얻었습니다.
‘꼬마 장영실의 눈으로 본 세상을 어린이과학관 전시로 꾸미면 어떨까?’ 라고 하셨습니다. 아하?!
어린이과학관 입구를 들어가면 까만 밤하늘에 반짝반짝 별들이 보이고, 그걸 관찰하는 꼬마 장영실이 있습니다.
우리도 꼬마 장영실이 되어 하늘을 관찰하고, 천문관측기구의 원리도 알아보고.
물이 떨어지는 걸 지켜보다 아하! 하고 깨닫는 꼬마 장영실이 있고, 측우기의 원리를 같이 알아보는 이야기가 그러집니다.
현실적으로 지자체 과학관으로 체험기계 한번에 교체하는 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국립기관 또한) 또 예산이 아무리 많아도 주기마다 싹 바꿔 버리는 건 아주 큰 낭비이고요.
분명 개관할 당시에는 최신이었고, 많은 돈을 들여 설치했을 텐데, 기술이 워낙 빠르게 바뀌다 보니 조금만 지나도 예전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렇다고 그냥 몇 년이고 그대로 둘 수는 없으니, 전시실에 이야기를 만들어 주고, 예산에 맞게 체험 기계의 껍데기를 조금씩 손 보는 거죠!
일종의 튜닝. 바꿀 수 없으면 활용하라!
시작은 장영실 이야기부터 전시실에 녹이기!
이왕 아산에서 장영실 잡았으니, 확실하게 장영실로 가는 겁니다. 지금은 장영실과학관인데 장영실은 없는 기분.
구체적인 실례를 들자면 위에서 잠시 이야기 했던 국립고궁박물관 어린이용 전시실 활동지, 캐릭터 활용입니다.
장영실과학관에 맞게 알집을 푼다면 그때 그때 보여주고 싶은 주제에 맞게 상설전시도 바뀔 수 있다고 봅니다.
사실 저는 국립박물관보다 지방에 있는 지역에서 운영하는 박물관을 보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그 지역의 특징을 현실에 맞게 잘 보여주는 전시를 보면 정말 신납니다.
또 지역 박물관의 어려운 상황을 잘 알기에 더 애정이 가고, 그래서 열심히 보고, 체험하고, 이렇게 글을 쓰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자는 ‘잘난척 하네.’ 하실 수 있겠지만, 저도 관람객의 한 사람으로서 제 나름대로 전시 리뷰를 남기는 것 이기도 하고, 이게 또 제 나름의 박물관을 애정하는 방식이라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글이 너무 길어졌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 정말 감사합니다.
'여송은의 뮤지엄톡톡'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추억의 향, 아카시아 (2) | 2021.05.10 |
---|---|
전곡선사박물관 리뷰3-전곡선사박물관에서 아침부터 밤까지! (2) | 2021.05.07 |
화성 공룡알 화석산지, 자체가 뮤지엄! (0) | 2021.05.03 |
지쳐 제대로 보지 못한 양성산성(壤城山城) (0) | 2021.05.02 |
보은 삼년산성(報恩 三年山城) (0) | 2021.05.0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