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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조선정부의 회심의 일격: 일 시키고 돈 안주기

by 초야잠필 2024.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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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도성. 이 거대한 성을 국가는 공짜로 쌓았다. 중국은 죄수 복역을 명분으로 만리장성을 쌓았지 조선은 멸쩡한 장성을 끌어다 공짜로 쌓았다.



앞에서 직역과 석고를 묶어놔 

스스로를 사무라이라고 주장하는 자라면

석고제에 따라 쌀을 받으면

반드시 뭔가 내놔야 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던 일본과 달리 

대대로 지주로 살면서도 국가에 대해 어떠한 의무도 지고 있지 않던 
조선의 사대부에 대해 이야기 했다. 

그렇다면 조선왕조는 어떻게 지탱할 수 있었을까? 

토지와 직역을 묶어놔서 유사시 수십 만 병사를 일거에 모을 수 있는 일본과 달리

선비들이 땅은 땅이요 의무는 의무로서 

지방의 토지소유자인 선비들이 국가에 어떤 의무도 가지고 있지 않았던 것이 

조선 후기의 시스템이었다면, 

조선정부는 도대체 어떻게 정부를 유지할 수 있었을까? 

뭐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간단한 방법이 바로 

"백성 일시키고 돈 안주기"다. 

조선시대 내내 각종 부역과 노역은 공짜로 사람들을 징발해서 부려 먹었고

18세기까지도 이런 부역은 여럿 남아 사람들은 이로부터 도망다니기 바빴다. 

뭐 그랬겠는가 하겠지만 

지금 북한을 보라.

탈북자들이 남한으로 와 뭐가 가장 좋던가 물어보면 이구동성으로 하는 소리가 

일을 하면 돈을 받는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거기는 아직도 조선시대처럼 데려다 일을시키고는 공짜로 입을 씻는다는 것이다. 

일 시키고 돈 안주기는 부역만이 아니었다. 

심지어는 지방 행정을 담당하는 아전-. 

이들도 무보수로 부려 먹었다. 

이렇게 해서 19세기 이전 조선왕조의 난맥상이 완성되었다. 

어떤 의무도 부담하지 않으려는 사대부들과, 

이를 메꾸려고 사람들 잡아다 무보수로 일시키려는 정부. 

그럼 백성들은 얌전히 당하고 있었을까? 

천만에. 

얌전히 당할 수 없기 때문에 백성들은 가짜 호적을 만들기 시작하고 

각종 구실로 군역과 부역을 면제받으려 하게 되는 것이다. 

조선후기 삼정의 문란을 
무슨 가렴주구 하는 관리들이 백성 털어먹을려고만 했던 결과라고 보는데

천만에. 

그 삼정의 문란은 국가의 수탈에서 도피하고자 한 백성들이 자초한 면도 많다고 봐야 할 것이다. 

아전은 그냥 당했겠는가? 

어차피 월급이 없으니 먹고 살려면 이들은 어떻게든 행정에서 털어 먹어야 했다. 

아전들이 먹고 살자고 털어먹고 다니던 그것이 역사책에는 "가렴주구"에 "아전의 횡포"로 기록된다. 

잘잘못을 따지자면 애초에 무보수로 일시킨 조선왕조에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안 그런가? 

이렇게 조선왕조가 난맥상을 보이는 그 와중에도 

일본은 에도시내 내내 직역으로 사무라이들을 권리와 의무의 양칼로 묶어놓았고, 

따라서 아무리 말단 사무라이라도 부족한 녹봉이나마 석고제에 의해 얼마라도 받고 있었고, 

기본적으로 성을 쌓건 해자를 쌓건 사람들 잡아다 무보수로 일시키는 일은 이미 종언을 고하고 있었다. 

그 결과가 바로 19세기. 우리가 아는 바와 같은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나라가 안 망하려면? 

간단하다. 

받고 있는 자는 그에 상응하는 뭔가 의무를 져야 하며

나라가 일을 시켰으면 반드시 보수를 줘야 한다. 

이 두 가지만 지켜도 나라는 절대로 망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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