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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모[殘臘]
[南宋] 주희(朱熹, 1130~1200) / 기호철 譯評
공주 공산성
겨울 끝자락에 봄볕이 생겨나고 殘臘生春序
지루한 궂은비 세밑이 다해간다 愁霖逼歲昏
꽃망울 곱고도 산뜻한 꽃 피우고 小紅敷艶萼
갖가지 신록이 해묵은 풀 덮도다 衆綠被陳根
깊은 골짝 샘물이 졸졸 흘러오니 陰壑泉方注
들판 물은 콸콸 흐르려 하는구나 原田水欲渾
농가에서는 봄농사 때 닥쳐오니 農家向東作
온갖 일들이 사립문에 모여드네 百事集柴門
《주자대전》 권1에 수록된 시다. 연말에 봄이 다가오는 농촌을 담담하게 읊은 시이다.
3행 소홍(小紅)은 연분홍빛 꽃망울을 이르는 말이다.
6행 혼(渾)은 큰 물줄기가 흐르는 의성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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