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고시간 | 2019-11-12 15:16
"인류 자유와 존엄을 향한 노력은 소중…어떤 이유든 폭력은 반대"
"대동소이한 소설은 실패…60세 이후 창조력 다 발휘한 작품 쓴다면 가치있을 것"
요즘 들어 아시아권에서는 언제나 노벨문학상 강력한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하는 1958년생 중국 작가 옌렌커阎连科 염련과 는 알려지기로는 반체제성이 강하다고 한다. 실제 그가 반체제 인사인가는 차치하자. 그렇게 알려졌다는 게 중요하니깐 말이다.
그런 옌렌커가 한국을 찾았으니, 기자들을 만나고 간담회를 할 수밖에....
문학담당 기자들을 마주한다더니, 역시나 옌롄커를 곤혹스럽게 만드는 질문이 쏟아졌나 보다. 반체제 작가처럼 통하니, 오죽 할 말이 많겠는가? 더구나 중국 대륙에서는 지금 한창 홍콩 문제로 시끄럽지 아니한가 말이다. 이날 간담회 자리에서의 옌롄커 모습 후문을 우리 공장 기자를 통해 듣자니, 무척이나 이런 질문들에 작가는 곤혹스러워했다 한다.
그런 질문과 대답이 오가는 중에 참으로 나로서는 무릎을 칠 만한 대목을 발견했으니, 중국 내부를 비판한다 해서 드높이 평가받는 그 자신을 두고 그 자신은 이렇게 말한다.
"중국 사회 여러 현상에 대해 비판한 적이 없다. 사실을 그대로 적었을 뿐"이라고.
이만큼 적실한 말이 있겠는가 싶다. 홍콩시위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를 묻는 질문이 있으리라 한국 방문을 즈음해 기자들을 만나는 자리에서 그런 질문이 없으리라 설마 그 자신도 예감치 아니했을 것이다. 당연히 이런 질문이 나올 줄 알았을 터이며, 그런 까닭에 저런 답을 미리 준비했다고 나는 본다.
중국 국적 중국인으로서 중국에서 활동하는 그가 어찌 중국 권력 당국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런 처지를 나는 한국기자들이 이해했어야 한다고 보지만, 아마도 꽤나 날카로운 질문이 쏟아지지 않았나 싶다.
우리가 흔히 반체제 혹은 그런 성향이 강한 지식이라면, 강단이 대단할 것으로 생각하겠지만, 그에 대해 그 자신은 나약한 사람이라고 시종일관 스스로를 변명한다.
이날 간담회를 정리한 보도를 보며 내가 또 하나 유심히 본 대목은 "작가가 가질 수 있는 영감과 상상력을 훨씬 넘어서는" 새롭고 기이한 일들이 매일 일어나는 "중국에서 작가로 태어난 것이 굉장한 행운"이라는 말이다. 작가로서는 문학적 상상력을 자극한 일들이 실제로 많이 일어나는 중국이 지닌 이점을 말한 것으로 본다.
뭐, 그런 측면에서 다이내믹 코리아가 결코 뒤지지는 않으리라 본다만, 암튼 그런 조국 중국을 배경으로 삼는 옌롄커는 적어도 저 보도를 보면 평범한 사람이지만, 그 평범함에서도 비범함이 번득이는 그런 작가 같은 막연한 느낌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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