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고시간 | 2019-11-13 13:00
19일 MBC 100분 생방송…박연경·허일후 아나운서 보조
배철수
이 소식은 그제부터 솔솔 흘러나오기는 했지만, 뭔가 진통이 있지는 않나 하는 느낌을 주었다. 배철수를 포함해 그 진행자로 거론되는 사람들이 난색을 표한다는 그런 후문 말이다. 하긴 오죽이나 이른바 '빠'로 지칭하는 사람들 공세가 드센가?
실제 지난 5월 9일인가 KBS 특집 문재인 대통령 대담 진행을 맡은 이 방송사 송현정 기자는 태도가 불손했다든가 하는 이유로 곤욕을 치른 일이 있지 아니한가? 그런 마당에 잘해봤자 본전일 수 있는 그런 진행을 맡길 만한 마뜩한 인물도 찾기 힘들 뿐더러, 설혹 적격자라 해도 본인이 싫다면 방법이 없다.
그런 가운데서 배철수가 진행자로 최종 낙점되었으니, 우리 공장에서 처음 전한 이 소식은 실은 어제 오후에 작성기자 형태로 들어와 데스킹을 거쳐 오늘 낮 12시로 엠바고 시간이 설정되어 송고된 것이다.
어제 이 소식을 편집국에 전하니 어째 다들 반응이 이랬다.
"배철수? 배칠수야 배철수야?"
배칠수
하긴 그러고 보니 나 역시 언젠가부터 배철수와 배칠수가 혼동하는 시대로 접어들었으니, 배철수건 배칠수건 이제는 송골매 배칠수 송골매 배철수라고 해야 우리가 말하는 저 배철수를 말하게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성대 모사로 한때 세상을 호령한 배칠수는 뭐라 해야 할까?
DJ 목소리로 전화통 붙잡고는 부시와 통화하면서 씹새끼 씹새끼를 외치던 그 인상이 강렬하니 뭐 씹새끼 배철수 씹새끼 배칠수라 해야 할라나?
그건 그렇고, 배철수가 아무리 관록과 연륜이 묻어난다 해도 나는 연예인 출신이 저런 자리에 나서는 일이 썩 바람직하다고는 보지 않는다. 이른바 딴따라 출신에 대한 무시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런 일에는 연예계가 아니라 이른바 이런 쪽에 잔뼈가 굵은 정통 언론인 같은 사람이 나서야 한다고 본다.
이미 60대에 훌쩍 들어선 배철수가 이른바 친근함을 주기는 하겠지만, 복잡미묘한 시사문제들을 소화할 그릇인가 아닌가에 대해서는 미심쩍은 구석이 없지는 않다.
비근한 사례로 개그맨 출신 김제동을 들 수 있거니와, 평소 사회성 짙은 발언을 쏟아내며 나름 논리와 철학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는 그가 촛불정국을 타고는 더욱 사회운동가로 입지를 다지는 듯하면서, 급기야 공중파 방송 대담프로 진행자까지 진출했지만, 시사프로 진행자로서의 그릇이 되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본다.
시사프로 진행자 시설의 김제동
그의 프로는 시작한다 했을 적에 나는 이미 필패를 예견했고, 실제로도 처참한 실패로 끝났다. 뭐 이를 두고 여러 말이 있을 수가 있지만, 나는 무엇보다 시사프로 진행이 김제동한테는 맛지 않는 옷이었다고 본다. 그에게 어울리는 옷은 이런저런 각종 이벤트 자리의 토크쇼라고 본다. 그렇다고 내가 이런 자리들을 깔본다는 뜻은 아니다. 그런 자리가 김제동한테 어울린다는 뜻일 뿐이다.
물론 배철수는 김제동과 또 다르다. 내 예상 혹은 우려와는 달리 아주 매끄롭게 '국민과의 대화'를 진행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나저나 이런 자리는 거의 필연적으로 진영논리에 휘말릴 우려가 있거니와, 어느 한쪽에서의 찬송은 다른 쪽에서는 겁박이라는 등식이 반드시 관철되기 마련이다. 이런저런 우려 때문인지, 배철수를 보좌할 진행자로 둘을 배치한다는데, 그리되면 본존불 배철수, 협시보살 보조진행자 이렇게 되는 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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