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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진사 이상은 벼슬하지 말라는 뜻

by 초야잠필 2024.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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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과거제

 
흔히 당파 싸움에 환멸을 느껴 집안에 진사 이상의 벼슬은 하지 말라, 

사마시만 급제하면 벼슬길에 나가지 말고 향촌에서 학문수행에 힘쓰라는 가르침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의외로 우리나라 선비 집안에는 많이 전해져 온다. 

물론 그런 고고한 뜻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뒤집어 이야기해 보면, 
이는 굳이 벼슬길에 나가 녹사하지 않더라도 

먹고 살 수 있었다는 이야기와도 같다. 

왜냐하면 지주전호제에 바탕한 향촌 지주로서 

넉넉하지는 않아도 벼슬길 나가지 않아도 먹고 살 경제적 기반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은-. 

에도시대의 경우 이게 불가능했다. 

사무라이라면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쇼군이 되던가, 다이묘가 되던가, 

아니면 하타모토가 되던가 그보다 낮은 등급의 고게닌御家人이 되던가, 

아니면 다이묘 수하의 번사라도 되어야 

석고제石高制 하에서 대대로 먹고 살 방편이 마련되는것이지, 

벼슬은 일종의 명예라고 할 사마시까지만 하고  

관직에 나가지 말라? 

애초에 이런 이야기는 에도시대 시스템에서는 불가능했다는 말이다. 

우리나라 향촌에는 

당쟁에서 일치감기 패퇴하고도 
수백년간 망하지도 않고 그 동네 사족으로 번영한 집안이 의외로 많은데, 

이는 기본적으로 조선의 사회구조가
일본의 막번체지-석고제 하의 시스템과는 

근본적으로 엄청난 차이가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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