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고시간2020-02-22 07:00
송은경 기자
공정언론 쟁취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이라 해서 그 등장이 화려했던 MBC 사장 최승호. 집권 기간 내내 경영수지는 악화일로라 매년 1천억 안팎의 적자를 내지 않았나 하거니와, 집권후반기에는 펭수한테서는 "최승호가 누구야?"라는 말까지 들은 그가 임기 만료로 물러난다. 아마 이전 시장 잔여임기를 채운 것이 아닌가 한다. EBS 김명중보다도 유명세가 현격히 밀린 최승호 시대를 후세가 어찌 기억하려는지 모르나, 경영평가라는 항목에서는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들다고 본다.
그 바톤을 이을 차기 사장 역시 험로를 예상한다. 차기 사장한테 무엇이 필요한지는 전국언론노조 MBC본부가 사장 선임을 앞두고 지난 19일 낸 성명에서 그들이 처한 절박함이 보인다. 그들은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다양한 수익구조를 창출할 전략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간단히 말한다. 장사 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대로 가다간 MBC는 망한다는 절박감이다.
한때 KBS를 두고 지구에서 가장 좋은 직장, MBC를 겨냥해서는 우주에서 가장 좋은 직장이라는 말이 있었다. 물론 어떤 언론사는 신이 숨긴 직장이라는 말도 들었다. 이런 기성 언론의 호황시대는 갔다. 아주 갔다. 확 갔다. 영영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이제는 지들이 버둥쳐서 먹고 살아야 한다.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말했지만,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만든다고 해서 그것이 곧바로 수입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제아무리 좋은 콘텐츠 만들어본들 그게 돈으로 연결되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그런 MBC 차기를 이끌 사장이 오늘 22일 결정된다. MBC 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회가 오늘 사장 후보자로 추린 세 명을 두고 정책발표회와 심층 면접을 통해 사장을 결정한다. 후보로는 박성제(53) MBC 전 보도국장, 박태경(58) MBC 전략편성본부장, 홍순관(59) 여수MBC 사장(가나다 순)이 일찌감치 추려졌다.
애초 시민평가단인가 하는 그런 개입 과정이 있었지만, 코로나바이러스에 없던 일로 되어 버렸다.
차기사장을 두고 이런저런 하마평이 있었다. 누가 가장 유력하다 했고, 그 가장 유력하다는 사람이 예상대로 최종 후보 3인이 포함되었다. 결과가 그런 하마평을 말해줄 것이다.
그건 그렇고 이건 순전히 개인적인 사항이기는 한데, 저들 후보 중 박성제는 나랑 같은 시기에 언론에 입문했거나, 약간 늦은 시기에 기자가 되었을 것이다. 얼마전 고민정 후임으로 청와대 대변인이 된 강민석은 애초 경향신문 기자로 입사했을 텐데, 이 친구는 언론계 입문 동기다.
내 세대가 이미 기성으로 몰린지는 오래되었거니와, 나 역시 그만큼 밀려나는 세대가 되었다는 뜻이다. 어쩌겠는가? 밀려가야 하며, 즐겁게 떠밀려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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