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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

쳐박힌 취재차, 쪼그린 기자

by taeshik.kim 2019.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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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가을, 수도권에 소나무재선충병이 확산해 난리가 났다.

남양주시 진접읍 부평리 산림청 시험림도 재선충이 덮쳤다.

당시 산림청에서는 시간을 정해 재선충을 방제하는 모습을 언론에 공개했다.

연합뉴스 경기북부본부 김도윤 기자는 영상 담당이랑 이날 재선충 취재를 나섰다.

보통 우리 공장 지역본에엔 운짱 형님이라 부르는 전문 운전하시는 분이 보통 배치되나, 이 본부엔 운짱 형님이 없어, 그 영상 담당이 회사차를 몰았다.

방제 현장 가려고 논두렁을 지나는 도중, 전날 내린 비로 비가 땅이 물러터져 취재차 앞바퀴가 빠져버렸다.

후진해서 차를 빼내려는데 땅이 물러 가속 패달 밟을 때마다 차는 그만큼 더 미끄러져 내려갔다.

산림청이 공개하는 취재 허용 시간이 다가오자 김기자는 할 수 없이 영상 담당은 먼저 현장으로 들여보내고는 미리 받는 자료를 토대로 차 옆에서 노트북을 켜고는 열라리 기사를 써내려갔다.

땅이 젖어 쪼그리고 앉을 수밖에 없었다.

마침 취재를 마치고 복귀하던 동아일보 사진 기자 전영환이 이 모습을 찍어 사진기자 '현장의 사진' 홈페이지에 올렸으니, 이를 본 우리 공장 사진부 기자가 회사 게시판에 올려 사내에도 알려지게 됐다.

차는 나중에 레카차 불러 진펄에서 꺼냈다.

이 사진이 나중에 하도 유명해져 이를 보고 기자를 꿈꾸는 젊은이들이 생겨났단 말이 있다.

세상은 칼이 갈아 엎는 듯 하나 언제나 폔은 칼보다 쎘다.

세상을 혁명한 것은 폔이다.

공무원도 아니요, 그 일족 군인도 경찰도 검찰도 아닌 기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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