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계, 4월 12일 부활절 서울 도심서 대규모 퍼레이드
송고시간 | 2020-02-05 13:57
한교총 "아시아 첫 이스터 퍼레이드…약 30만명 참여 예상"
교회 연합기관 통합에 집중…남북 교류사업·'근대문화유산보전법' 제정 추진도
2018 부활절 연합예배
나만 그런가? 이런 소식이 어째 으시시한 기분이 드는가?
우선 시점이 묘하다. 4.15 총선을 불과 사흘 앞뒀으니, 세 과시인 듯한 느낌도 없지 않다.
종교가 숫자놀음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다. 더구나 그 배타성이 여타 종교에 견주어 짙다고 간주하는 개신교라니. 물론 개신교라고 나한테 각인한 그런 개신교만이 아니라는 것도 잘 안다. 하지만 어째 으시시하다.
개신교 연합기관 한국교회총연합, 약칭 한교총이 예고한 흐름 중에 주시할 만한 것이 '근대문화유산보전법' 제정을 추진한다는 것인데, 이게 미묘한 파장을 낳을 수도 있다.
우선은 나는 그런 움직임이 무엇보다 자체적이라는 데서, 그런 움직임이 좀처럼 보기 힘든 교단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주시한다. 천주교에 견주어 쪽수는 많아도 역사성에서는 아무래도 뒤쳐질 수밖에 없는 개신교도 이제는 문화유산에 신경쓸 시기가 되기는 했다.
개신교는 빠르면 구한말, 늦어도 식민지시대에 본격 한반도에 착근하기 시작했거니와, 이제는 그 역사가 100년을 넘기면서 제법 문화재라 부를 만한 전통들이 쌓이기 시작했으니, 교회만 해도 이젠 반세기를 훌쩍 뛰어넘는 것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 점에서 언제나 개신교는 아쉬움을 주곤 했는데, 대형화 현대화 신식화로 치닫는 바람에 당대를 증언하는 유산 상당수가 신식 교회건축으로 대체된 아쉬움이 컸다.
작년 부활절 예배
그런 개신교계가 이제는 역사 정리에 들어간 셈이니, 이것이 괄몰할 만한 변화라고 본다.
다만, 이런 문화유산에 대한 각성은 필연적으로 종래 이 분야를 독점하다시피한 불교계와 일정한 마찰을 빚을 소지도 없지는 않다. 개신교계가 불교계를 향해 문화재를 고리로 삼아 줄기차게 국가예산의 불교계 집중투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거니와, 실제 문화재라 부를 만한 상당 부분을 불교계가 차지하는 것은 분명한데도, 이 점이 못내 개신교계에서는 불합리도 보인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적어도 종교문화유산에 관한 한 불교독식 시대는 이제는 막을 내리는 시점으로 서서히 들어갈 수밖에 없다. 천주교는 그 연원이 개신교에 비해서는 워낙 깊어 이미 명동성당을 비롯해 100년 안팎인 성당은 거의 예외없이 국가 사적으로 지정된 형국이어니와, 그런 흐름에 개신교회들이 합류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아니, 해야 한다.
이는 결국 하다못해 문화재위원 배분에서도 자기 몫을 줄기차게 요구한 불교계가 이제 더는 종교계 대표로서의 독점적인 지위를 주장할 수는 없는 처지로 내몰린다는 뜻이기도 하다. 불교계가 그 몫을 요구하는 만큼 다른 종교계에서도 이제는 치고 들어오리라 나는 본다.
자체 종교유산에 눈을 뜬 개신교계 움직임이 반가우면서도, 자칫 여런 분란을 낳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도 덧붙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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