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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현장

탐사선 씨뮤즈호 덕적도선 될 뻔한 썰?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4.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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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광희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이때까지는 기분이 좋았다. 영흥도선 발견하고 포즈를 취하고 계신 고 강대흔(왼) 김진헌(오) 잠수사




2013년 발굴한 영흥도선 관련 원고를 하나 써야 해서 기억을 되짚어보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게 덕적도입니다.

갑자기 영흥도가 아니고 무슨 덕적도냐고요?

2012년 6월 말 영흥도선을 발견하고 2-3일쯤 지나 이동해 덕적도 신고해역 탐사를 갔더랬습니다.

배를 접안할 시설이 마땅치 않아 묘박(닻을 내려 배를 정박하는 것)을 해놓고 마을로 나와 저녁을 보내고 아침을 맞았습니다.


씨뮤즈 구출에 나선 탐사대




밤새 날씨가 나빠져 배 상태를 해안가에 나가 여러 번 확인했고 별다른 이상이 없어 다들 아침 식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식사를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동네 아주머니 한 분이 다급히 오시더니 "저기 떠 있던 하얀 배, 당신들 배 아니예요? 큰일 났어요!" 라고 소리치시는 겁니다.

아주머니 차를 얻어타고 탐사팀들은 급히 해변가로 갔습니다.


선실까지 침수된 씨뮤즈



강풍에 닻줄이 끓어진 탐사선 씨뮤즈호는 갯바위로 밀려와 종이배 마냥 힘없이 부딪히며 깨져가고 있었습니다.

당시 선장님과 잠수사 한 분이 위태롭게 흔들리는 배에 뛰어 올라가 시동을 걸고, 나머지는 직원들은 몸으로 배를 다시 바다 쪽으로 밀어 넣기 위해 필사적으로 발악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사람들 다치지 않은 게 신기할 정도로 위험했습니다.-

배 선수와 하부가 파손되고 침몰 직전까지 갔지만 다행히 기관실은 침수되지 않아서 겨우 겨우 갯벌 위로 배를 옮길 수 있었습니다.

며칠 동안 탐사팀은 직접 배의 파손된 부위를 임시로 조치한 후 예인선을 불러 태안보존센터 앞 조선소로 이동해 수리를 마쳤습니다.


임시 조치 후에도 선수가 잠긴 씨뮤즈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배 하단에 장착한 고가 탐사장비들이 파손되고 침수되었습니다.

배 수리비는 차치하더라도 파손된 장비를 복구하기 위해 상당한 비용이 들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떠오르는 에피소드 중 하나이지만 당시에는 상당히 아찔한 일이었습니다.

영흥도선 발견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씨뮤즈호가 침몰선이 될 뻔한 것이죠.

그럼 이름이 덕적도1호선 쯤 되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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