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 되고 나서 가끔 친구들이랑 하루짜리 바람쐬기 여행을 한다.
하루코스니 서울 기준으로 너무 멀어도 곤란하니 거개 경기 충청 강원도로 이동 거리는 묶이기 마련이고
또 내가 이쪽 경험 많다는 이유로 내가 이른바 기획자라 코스 또한 내가 짜기 마련이라
아무래도 나로선 내가 익숙한 곳으로 움직이기 마련이라
오늘은 여주 원주 절터 코스를 잡았으니 여주 고달사지와 원주 거돈사지와 법천사지가 주된 공략 코스였으니
이것이 내가 움직이는 전형의 남한강 답사코스고 저 일정이 하루짜리로는 딱 제격이지마는
오늘은 조금 무리해서 여주 코스에 살아있는 절 신륵사를 넣었다.
아무래도 내일이 부처님오신날임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네 업계서는 너무나 익숙한 코스지만 한발짝만 비켜나면 다 전인미답이라 보아 대과가 없다.
친구들도 저 코스 하나하나가 다 처음이라 했다.
입 발린 소린 줄 모르지만 다들 그에서 탄성을 질렀으니 외국물 먹을 대로 먹은 그네들도 우리한테 이런 데가 있는줄 몰랐노라 탄성을 질러대고
그리스 로마 하나도 부럽지 않단 말이 서슴없이 튀어나왔으니 나로선 몹시도 뿌듯하다 말해둔다.
나 고생했다는 위로용 멘트는 아니라고 본다.
그만큼 우리한테 저런 유산이 너무나 익숙하나 이 업계 한 발만 벗어나면 전인미답이다.
의심나면 가까운 사람들한테 물어봐라. 저 코스 어디 하나 가본 데 있는 사람 진짜로 가뭄 끝에 난 콩 이파리 숫자보다 적다.
덕분에 나로서는 내가 익숙한 것들을 새삼 한 번 더 익히며 또 이 계절 오늘만 선물한 그것들을 또 다르게 체감하게 되었으니 일거양득 삼득 사득 아닌가 싶다.
몸은 녹초지만, 또 날이 더워 더 고생이었지만 그래도 보람 있는 또 한 번의 경험이었노라 적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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