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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 & 漢文&漢文法

태풍, 신의 분노?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18.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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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 프람바난



한시, 계절의 노래(152)


태풍(大風)


 송 범성대 / 김영문 選譯評 


태풍 앞서 이는 구름

해신 집에서 불어와


하늘과 대지에도

갑자기 모래 날리네


수고롭게 남은 더위

깡그리 쓸어가도


미친 듯 불어대며

벼꽃은 해치지 말길


颶母從來海若家, 靑天白地忽飛沙. 煩將殘暑驅除盡, 只莫顚狂損稻花.


올해 일본과 중국으로만 향하던 태풍이 드디어 한반도를 향해 질주해오고 있다. 100여 년 만의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린 사람들은 올해는 왜 태풍조차 우리나라를 외면하느냐고 원망을 품기도 했다. 재난의 상징인 태풍을 기다리다니…….그만큼 올 여름 더위가 극심했음을 반증하는 현상이다. 더러는 더위를 식혀주고 가뭄을 해소해주면서 바람은 약한 태풍, 즉 착한 태풍이 오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태풍은 강풍과 폭우를 몰고 와서 인간에게 엄청난 재난을 야기한다. 이 시에서도 더위는 쓸어가고 벼꽃은 해치지 말라면서 착한 태풍을 소망하고 있다. 한창 벼가 팰 때 그 위로 강력한 태풍이 휩쓸고 지나가면 벼가 눕거나 물에 잠기게 되어 농사에 아주 큰 피해가 발생한다. 물론 중요한 점은 다가오는 태풍에 무슨 요행수를 바라지 말고, 미리미리 대비하여 가능한 한 재난을 줄이는 일이다. 하지만 지진과 마찬가지로 태풍도 인간이 막을 방법은 없다. 그저 겸허한 마음과 신중한 자세로 최선의 대비를 할 수밖에 없다. 이럴 때 인간의 힘이란 얼마나 보잘 것 없는 것인가? 그럼에도 인간들은 더 무더운 여름과 더 강력한 태풍을 초래하는 지구 온난화 요인을 계속 제공하고 있다. 아무 대책도 없이 뜨거운 바다를 바라보며 착한 태풍만 소망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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