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은 꼭 와 보고 싶었던 중국 사천의 삼성퇴유적 박물관.
2023년 8월에 박물관 신관이 개관했다 하여 작년에 미리 표를 사두고 몇 권 책도 읽어보며 기대한 방문이다.
역시 명불허전 삼성퇴는 엄청났고 그것을 하나의 중국이라는 거대한 국가 이데올로기에 녹여내려는 중국정부의 집념도 대단했다.
사진으로만 보던 그 유명한 청동가면과 인물상들이며 옥기, 토기를 비롯한 삼성퇴유적이 쏟아낸 진귀한 유물들을 인해전술로 들이닥치는 수많은 중국 관람객들 사이에서 밀리고 밀리며 주마간산 격으로 볼 수 있었다.
삼성퇴유적은 1986년 흔히 제사갱 1.2호 불리는 유구가 발굴 되면서 부터 유명해졌지만 이미 1930년대 부터 이 일대에서는 다양한 옥기들이 발견되고 있었다.
이 삼성퇴유적의 (제사용?) 구덩이는 '위대한 벽돌공장 덕에 발견 되었다.
벽돌을 만들기 위한 점토를 채취하기 위해 파내려 가던 구덩이에서 유물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좋은 벽돌을 만들기 위한 순수한 점토에 섞인 모든것은 이물질이다.
전곡리 주먹도끼도 역시 벽돌공장의 점토더미에서 발견되었다.
고고학자들이 벽돌공장 인근을 최애하는 이유다.
삼성퇴유적의 연대에 대해서는 아직도 연구가 진행중 이지만 중심 연대는 대개 기원전 1600 ~ 1200년 전이니 은허발굴로 유명한 상나라시대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아무튼 딱 보면.. 와 ~ 이건 뭐지 ? 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곳이다.
나는 중국 고대사에 대해선 문외한이지만 이렇듯 이질적인 고대 촉나라 영역의 청동기 문화를 어떻게 중원의 청동기 문명과 연결시킬 수 있을 것인지.
중국학자들의 고민이 컸을 것이라는 것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국가적 역량을 모아서 소위 하은주단대공정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엮을 수 있는 것을 다 엮어 중국문명의 다원적 양태의 하나로 해석하려는 의지가 매우 강해 보였다.
이미 그 정답을 상정해 놓고 끼워 맞추고 있는듯 싶다.
삼성퇴의 이 진기한 청동가면과 인물상들은 과연 무엇이고 왜 구덩이 속에 불타거나 파손된 채로 묻혔을까?
고고학에서 무언지 정확히 모를때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건 역시 (종교)의례가 아닐까 싶다.
실물을 실견하고 보니 나 역시 이건 거대한 신전?을 거룩하게 만들어 주는 장식품이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이 들지 않을 수가 없었다.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짧은 일정상 일요일에 방문할 수 밖에 없어서 그런지 아주 이런 난리통이 없다.
반흥분 상태의 관람객들이 이리 밀고 저리 쓸리고 하는 광경 역시 아주 볼 만 했다.
삼성퇴박물관 주변을 둘러싼 타워크레인들에서 시진핑이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 유적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은근히 배가 아파오는 대목이었다. 우리도 좋은 게 많은데..
중국은 중국문명 다원일체의 시각으로 이 유적을 바라 보고 있지만 서양의 시각은 또 다르다.
이미 이 시기에 백인들이 오늘날 중국 신강성 인근 까지 진출했다고 보고 있다.
상나라에서 완성형의 형태로 등장하는 전차(마차)와 타클라마칸에서 발견된 백인 미라들을 그 증거로 꼽고 싶은것 같다.
여기서 등장하는 게 바로 켈트족.
아무래도 다음 행선지는 켈트족 본산을 찾아 가는 것이 아닐까 싶다.
세상은 넓고 갈 곳은 많다.
아쉽지만 지갑이 얇고 시간은 빠르게 흘러간다.그래도 부지런히 다니자.
오늘 하루가 허용하는 모든 데이타를 플렉스하여 최대 한도 80장의 사진과 동영상을 현지에서 대량 방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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