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여권 성향 언론에 견주어, 지금은 야권 성향일 수밖에 없는 조선일보는 아예 대놓고 드립다까기 전법을 구사한다. 실천이 동반되지 않는 말 한 마디에 국방을 포기했다는 논리를 동원하니 말이다. 이를 뒷받침하고자 조선일보는 그에 대한 야권의 평, 곧 "사실상 안보 포기'"라는 말을 동원했다. 이런 그들이 보기에 저 남북공동선언은 휴지조각이나 같거나 혹은 폐기되어야 하는 약속이다. 그 공동선언문 원문을 수록하지 않는 이유가 그것이라고 나는 본다.
조선일보 1면 배치에서 또 하나 특이한 점은 환호하는 평양시민 15만명 앞에 문통과 김정은 둘이 손을 맞잡고 선 장면을 담은 사진을 수록했다는 사실이다. 언뜻 선동성이라는 측면에서 한겨레가 가장 강할 듯한데, 현재의 역학 구도에서 그것이 가장 강한 언론이 조선일보다. 내 보기에는 그렇다. 이런 선동성은 야권 성향일 수록 두드러지기 마련인데, 언제나 밀려난 권력 혹은 그것을 잡아야 하는 잠재 권력이 정권을 탈취하는 지름길은 선동이기 때문이다. 이에서 조선일보는 한 치 어긋남이 없어, 저 사진을 실은 이데올로기는 이를 통해 보수층을 자극하려는 데 있다고 나는 본다.
그렇다면 저런 여러 시각들을 나는, 혹은 우리는 어떻게 버무려야 하는가? 나는 외신의 시각, 한민족 일원이 아닌 세계시민의 시각에서 바라볼 것을 주문하고 싶다. 이번까지 세 번에 이르는 만남에서 어찌 이룩한 성과가 없겠는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는 남북한 당국의 발표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그렇다고 해서 그 반대편에 선 조선일보와 같은 시각으로 시종일관 깔아뭉개서도 더더욱 곤란하다. 한 발 떨어져서 냉철히 바라봐야 한다. 이번에 이르기까지 진전사항들을 내가 하나하나 간평하기에는 버겁기도 하지만, 이런 일이 있을 적마다, 나는 되도록이면, 주요 외신들이 이 사태를 어찌 바라보는지를 점검하면서, 내가 분석한 그것과를 비교해 보곤 한다.
그렇다고 해서 외신이 소위 객관의 시각을 대변할 수는 없다. 다만, 한반도 외부에서 바라보는 시각들을 통해 내가 미쳐 보지 못한 시각들을 교정할 수도 있고, 나아가 보강할 수도 있다. 그 어떤 경우에도 나는 조선일보의 시각, 한겨레 경향의 시각은 모두 거부한다. 그건 내 눈깔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저들의 시각에서도 얻을 바가 적지 않다는 점만을 적기해 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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