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순방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이 15일(이하 현지시간) 현재 프랑스 파리에 체류 중이다. 도착과 더불어 그 전야제 비스무리한 행사가 14일 오후(현지시간) 4시부터 1시간 30분가량 프랑스 파리 시내 르 트레지엠 아르(Le 13eme Art) 공연장에서 개최한 한불 우정콘서트 '한국 음악의 울림'이라는 형태로 있었거니와, 바로 이 자리에서 피날레를 방탄소년단이 장식했다. 미국을 정복하고 내친 김에 유럽 정복에 나선 BTS는 우선 팝의 본향인 영국으로 입성해, 런던에서 우리가 왔노라를 화려하게 알렸거니와, 이를 시발로 암스테르담과 베를린, 그리고 파리 공연으로 통해 유럽 정복이 끝났으며, 분봉을 통해 그 나와바리 다지기를 선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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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BTS가 마침 유럽 순방차 파리에 들른 문 대통령 일행과 이날 조우했으니, 뭐, 이거야 안봐도 비디오라, 청와대 측에서 공식 요청해서 이뤄졌을 것이로대, 현재의 권력은 언제나 어쩌면 그것을 능가하는 대중스타의 권력이 필요한 법이라, BTS 역시 이 정권이 집요하게 이용하려는 장면들을 목도한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형국인데, 정권 혹은 권력에서는 이를 통해 국격을 높인다 생각할 것이며, BTS야 그들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의 문화 대통령임을 선전하는 효과도 클 터이니 마다할 이유가 있겠는가? 물론 이미 세계를 정복한 BTS로서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그들의 활동 반경을 좁히는 일이라 해서 혹여라도 떨뜨름한 속내를 비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오늘 우리 공장 정치부 일정을 보니 문통 일정은 한불 정상회담이라, 이번 프랑스 방문의 본령이 바로 오늘에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치에 무관심한 이들한테서야, 혹은 그것과 내 인생 무관계하다 보는 사람들한테야 문재인-마크롱 회담보다는 문재인-BTS 만남이 더 극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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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본격 공연을 앞두고, 이 공장 문화부장으로서 나는 BTS 공연과 관련한 이런저런 자잘한 주문들을 유럽 특파원을 관리하는 우리 공장 국제부와 파리 특파원, 그리고 유럽총국장한테 부탁했거니와, 뭐, 내가 그리 말할 적에는 못내 떨뜨름했을 것이로대, 이 역시 안봐도 비디오라, 특히 특파원이야 내가 예까지 나와서 딴따라 치닥거리야 해야하는가?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뭐 아직 딴따라를 향한 우리 사회 그 저변의 무시 정서가 완전히 없어졌다고는 할 수 없으니깐 말이다.
어제 공연을 어부인 대동하고 현장에서 지킨 김용래 특파원 그 전후 반응이 웃기는 짬뽕이거니와, BTS 입성 전 이 친구가 본인 페이스북 계정에 올리기를 "BTS 기사 써야 할 일이 계속 있어서 벼락치기 공부하는 중. 솔직히 왜 이리 열광인지는 잘 모르겠... 나는 싸이가 좋다"고 했다가, 막상 그 미니 공연에서 BTS가 두 곡 부르는 장면을 목도하고는 하는 말이 "BTS 열심히 예습하고서 직관 후 기사 하나 썼다. 하루 전에 청와대 출장팀은 대통령에, 나는 BTS에 촛점을 맞춰서 기사계획을 배분하고서 좀 예습을 했는데, 예습이고 뭐고 다 필요없고, 퍼포먼스에 내 스스로 압도됐다. 아래, 싸이가 더 좋다는 말은 슬쩍 취소" 아닌가?
뭐 내가 제 속을 모르니 뭐라 할 말은 없지만, 첫째 BTS 그 자체에 매료되었을 수도 있고, 둘째, 이를 둘러싼 분위기에 압도당했을 가능성도 있거니와, 나는 이 두 가지 다가 복합으로 작동했다고 본다. 그래서 적이 안심된다. BTS 정식 파리 공연이 19~20일인가, 아니면 18~19인데, 이젠 잔소리 하지 않아도 저가 알아서 할 것이 분명한 까닭이다. 이 역시 안 봐도 비디오인데, BTS를 향해 흥분의 도가니에 빠져드는 유럽 백인 여성들을 보며, 저 역시 우리 공장 런던특파원 박대한이 그랬듯이, 그에서 한민족의 울분을 투영할지도 모르겠다.
뭐 저리 흥분한 밤을 보냈다가 오늘 그 딱딱한 한불 정상회담, 기사 쓸 맛 나겠는가?
그런 점에서 나는 이번 파리 행사는 한-불, 문재인-마크롱 정상회담이 아니라, 문재인-BTS 정상회담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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