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구치 현과 이곳에 있었던 죠슈번은
야요이시대 초창기에 한반도로부터 건너온 사람들이 처음으로 정착한 곳이다.
대륙에서 건너온 사람들은 큐슈 전체에 퍼져 나가 산 것이 아니라
큐슈 북부 지역 일부와 야마구치 현 일대에 먼저 나누어 살며 도작촌을 건설하였고,
그 이후에 세토내해를 따라 동진하며 서일본 일대에 야요이문화를 퍼뜨려 나갔다.
따라서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야마구치현 일대에는 한국인과 비스무리 하게 생긴 사람이 많다.
대개 대륙계 야요이인이라고 하면 바로 이들 야마구치 현 일대의 사람들의 얼굴형을 가리킨다.
그렇다고 해서 이 지역 사람들이 한국에 대해 특별히 더 우호적일 이유는 없다.
오히려 이 지역은 막말 시기 막부에 맞서 덴노를 옹립하여 메이지정부를 수립하는 데 가장 격렬한 지지를 보인 번으로
이토 히로부미 역시 그런 역사적 흐름 속에서 나온 사람이다.
하기를 가보면,
도시 전체가 다른 일본 도시들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우선 특별히 큰 건물도 없고, 대도시라고 볼 수도 없지만,
에도시대의 성밑거리랄까, 소위 조카마치가 아직 그대로 남아 있으며
거리에는 누구 누구 집 저택, 누구 집 저택 하는 메이지 유신 이후 힘 좀 썼을 법한 사람들의 저택이 그대로 남아 있다.
하기는 상당히 특이한 도시다.
아직 과거의 전통이 많이 남아 있긴 한데
쿄토 같은 도시나,
에도시대 지방 정권인 다른 번과도 다른 분위기가 있다.
소위 말하는 일본 국수주의의 메카나 다름 없는 곳이라,
그렇다고 해서 야스쿠니 신사처럼 내 놓고 드러내는 곳은 아니긴 한데
메이지 시대 내내 일본을 쥐고 흔든 사람들의 고향이었던 탓일지,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가 볼 만한 곳일까?
글쎄. 일부러 갈 만한 곳은 못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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