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고시간 | 2019-10-14 06:30
예레미아스 슈뢰더 아빠스 "한국 유물 보존한 데 대해 자부심"
오틸리엔수도원이 반환한 겸재 정선 화첩 중 1면
해외반출문화재 관점에서 앞 기사가 논급한 성직자 봉직처인 오틸리엔수도원은 뭐랄까? 한국에는 우호적인 문화기관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압도적이어니와, 우선 이 기관이 한국문화재를 비교적 다수 소유한 종교시설인데다, 그 소장품을 대표하는 겸재 정선 화첩을 영구대여 형식으로 한국에 반환한 인연에서 비롯한다.
비단 이뿐만 아니라, 오틸리엔수도원은 이후에도 소장 한국문화재와 관련한 조사연구에 시종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어니와, 그에 부응해 한국정부에서도 다른 어떤 곳보다 문화교류사업 협력처로 이 기관을 중시한다.
이 기관을 언급한 기사를 나 역시 여러 번 쓴 경험이 있지만, 유감스럽게도 나는 현장을 보지 못했다. 그러고 보니, 독일이라고는 업무 출장으로 번갯불 콩볶아 먹는 심정으로 잠깐 다녀온 두 번의 기억밖에 없으니, 그런 마당에 유별나게 오틸리엔수도원을 내가 직접 경험할 기회가 있었겠는가?
이 수도원이 독일 독일이라 하지만, 개중 어디에 있는지 눈길을 줄 이유도 없이, 맨날 오틸리엔수도원, 오틸리엔수도원 하는 말이 들어간 기사를 써제꼈으니, 참말로 같잖기는 하다.
내친 김에 저 인터뷰 기사를 우리 문화재 담당 박상현 기자가 썼기에, 이참에 오틸리엔수도원 지리정보라고 입력해 두자는 마음으로(물론 이 정보는 금방 새버리고 말 것이긴 하지만) 구글 지도를 검색하니 아래와 같다.
보니 독일 남부에 위치하며, 그 중심 도시 뮌헨에서 아주 가차븐 정동쪽 지점에 위치한다. '오틸리엔수도원'이라고 한글로 검색하면 구글 위키피디아 맨 윗줄에 뜰 줄 알았더니, 각종 블로그 글만 주주룩 쏟아진다.
이런저런 방식으로 그 영어표현을 구해보니 St. Ottilien Archabbey라, 이걸로 검색어를 넣으니 비로소 그 개략을 짐작하는 정보를 제공한다.
그곳 대장격인 베네딕도회 오틸리엔연합회 총재 예레미아스 슈뢰더 아빠스가 한국을 찾았으니, 그를 인터뷰한 내용이 저 기사다.
오틸리엔수도원이 반환한 겸재 정선 화첩 중 1면
이 인터뷰를 보면, 슈뢰더 아빠스가 무지 절제하려 한 흔적이 묻어난다고 본다. 제목으로 뽑은 "외국에 있는 한국 문화재는 인질 아닌 문화대사"라는 말에서 나는 해외로 반출된 한국문화재를 향한 한국의 관심 혹은 방향에 대한 간접 비판을 함유한다고 본다.
보나마나, 이 수도원을 향해서도 요컨대 "너희가 소장한 우리 문화재는 약탈해간 것이니 돌려달라" 뭐 이런 식의 움직임이 있었던 모양이고, 그런 움직임들에 대한 섭섭함을 토로한 것이라고 본다. 물론 그러면서도 그런 움직임과는 달리 그곳에 소장한 한국문화재를 보존처리해 주고 하는 한국측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겠다는 뜻을 표명했다고 본다.
비단 오틸리엔수도원만이 아니라 한국문화재를 소장한 외국 문화기관들은 같은 문제에 봉착했으니, 훼손 일로에 있는 이들 유물에 대한 보존처리 방법이 마뜩치 않다는 사실이다. 이를 보존처리할 데는 한국밖에 없다. 보존처리에는 돈이 들 수밖에 없고, 그 돈 역시 한국이 지원할 수 밖에 없다.
오틸리엔수도원 소장 1911년 촬영 조선 여인.
국외소재문화재재단만 해도, 처음에는 환수를 목표로 했다가, 논란끝에 환수라는 말을 뺐다.
환수가 능사가 아님은 물론이다. 아빠스도 지적했듯이 의외로 해외로 반출된 문화재는 합법적인 통로를 통해 나간 일이 많다. 그것들을 돌려달라 생떼 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떤 문화재가 어떤 곳에 어떻게 나갔으며, 그 가치는 무엇인지, 이제는 이런 조사연구, 그리고 활용에 눈을 돌릴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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