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漢詩 & 漢文&漢文法

호로새끼 후레자식 이태백, 그리고 자야오가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18. 2. 27.
반응형

2005.04.22 08:57:57


성당(盛唐)을 대표하는 시인으로 태백(太白) 이백(李白.701~762)이 있고, 그가 남긴 연작시 중 하나로 자야오가(子夜吳歌)가 있으니, 아래에 드는 시는 고문진보 전집에도 수록되고, 지금은 어떤 지 모르겠으나 한때 고교 한문인지 국어교과서에도 수록된 바 있어 우리에게는 더욱 익숙하다. 자야오가는 자야라는 여인이 부르는 오나라 노래라는 뜻이니 애초에 그 모태가 된 시란 것이 吳나라 여인이며, 그 내용이 수자리 혹은 전쟁에 동원된 남편에 대한 그리움 혹은 남편을 전장터에 내몬 나라에 대한 원망을 述하는 것이라, 


그러니 요즘 기준으로 이백은 이를 표절한 셈인데, 견주건대 김수영이가 풀이 어떻고, 민초가 어떻고 하면서 풀이 바람에 따라 자빠지네, 그렇게 자빠졌다가 다시 일어나네라고 노래한 바와 진배가 없으니 이 시 모티브는 원래는 詩經에 등장한다. 아이러니는 애초엔 임금의 聖德을 노래한 시가 그에 대항하는 민초의 노래로 돌변했다는 점이다.

 

長安一片月(장안일편월) : 장안에 뜬 한 조각 달

萬戶壔衣聲(만호도의성) : 집집마다 다듬이질 소리

秋風吹不盡(추풍취부진) : 가을바람 쉼없이 부는데

總是玉關情(총시옥관정) : 이 모두 옥관의 정이라

何日平胡虜(하일평호로) : 언제나 호로 평정하고는

良人罷遠征(양인파원정) : 님은 원정을 끝내실까?

 

위 시 5구에 등장하는 胡虜가 바로 요즘도 많이 쓰이고 있는 후레 자식, 호로 새끼와 근본을 같이 하는 말이니 

胡가 대표하는 북방 오랑캐에 대한 멸시와 경멸이 이 땅 한반도로 넘어와 토착화를 이룩했거니와 

내심 생각으로는 이런 말이 일반화되어 간 것이 아마도 18세기 무렵 淸나라를 겨냥해 들불처럼 일어난 북방 오랑캐에 대한 경멸과 그에 따른 소위 소중화주의의 대두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펀뜩 해 본다. 

믿거나 말거나.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