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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2013년에 쓴 한국 도교학의 현재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0.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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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이 마련한 한국도교문화 특별전이 내일 일반 개막한다. 오늘 전시장을 둘러보러 갔다가 점심 약속이 따불이 되는 바람에 아직 현장을 둘러보지 못했으니 그에 대한 인상비평은 시간을 미룬다.

다만, 이번 전시회 도록을 대강 훑어보고, 그리고 그에 부록으로 첨부한 관련 논고 3편을 보니 한국도교학이 가야할 길은 멀고도 험난하다.


경주 쪽샘44호분 약절구 세트



지금 한국 도교학은 1, 개별 연구자가 각개 격파식으로 주도하며 2, 관련학회가 두어 개가 있지만 학회 차원에서의 성과는 전연 없다시피 하고 3. 무엇보다 미술사 고고학과 접목한 도교학은 전멸에 가까우며 4. 그나마 도교학이라 하지만 모조리 내단학이라 해서 수련 중심을 탈피하지 못하며 5, 그나마 도교학이 문학전공자들의 독무대가 되어 있다는 점이다.


경주 쪽샘44호분 금귀걸이와 더불어 출현한 운모 약절구 세트



이번 도록에 첨부한 관련 논고 중 첫 편 김낙필의 글을 보니, 당장 목차에 도교와 도가의 차이라는 항목이 들어가니, 이런 구닥다리 시대정신으로 무슨 도교를 하리오?

불교와 불가가 구분되던가? 유교와 유가가 구분되던가?
항용 이를 설명하는 논리가 위진남북조 이전 시대 흐름을 도가라 하고, 그 이후를 도교라 하지만, 이는 웃기는 발상에 지나지 않는다.

같은 유학이라 해서 공맹의 유학이 다르고, 순자의 유학이 다르며, 더구나 동중서의 유학은 일변하여 천인상관설로 돌변하여 정현 시대가 되면 참위설과 결합한다.

그것이 다시 전변을 거듭하여 주희에 이르러 뼈다귀만 남길 뿐이며, 이후 왕수인 시대에 또 한번 전변하거니와 이런 흐름을 어느 시대는 유가라 하고 그 이후는 유교라 하는가?


쪽샘44호분 비단벌레 장식



한국도교학의 커다란 문제점은 그것이 본격으로 발흥하는 위진남북조시대, 한반도에서는 삼국시대 도교학의 전멸이니, 이에서 근자에 고고학 측면에서 이와 관련한 활발한 연구성과를 내는 신진이 등장해 내가 그를 주목한다.

그리고 교리학 측면에서 이른바 상청파니 영보파니 하는 여러 흐름에 대한 도교연구는 전멸이다.

신라 화랑이 도교 교단이라 해도 저 새끼 뭔 쉰소리냐 하는 실정이니 일러 무엇하리오?

(2013. 12. 9)



***



7년이 흐른 지금 무엇이 변했는가? 특히 저에서 강조한 삼국시대 고고학 미술사와 접목한 도교는 사정이 어떠한가?


도교에 대한 이해없이 무슨 십장생이며 무슨 해학반도란 말인가?



서너 사람 저 특별전에 격발해 발표한 논고가 없지는 아니하나 차마 눈뜨고 못봐줄 지경이라 여전히 백제 산수문전이 어떻네 연개소문 시절 중국 도사가 왔네 어떻네 하는 수준이다.

신라 적석목곽분에서 그리 많은 운모가 쏟아짐에도 무슨 폭설인가 하며, 약절구가 튀어나왔는데도 피장자가 평소에 많이 아파서 그랬나 보다 하는 코미디가 빚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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