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설신어世說新語는 위진남북조 중 남조 유송劉宋시대 황실 일원으로 그 자신 문필가이기도 한 유의경劉義慶(403∼444)이 찬집한 당대 지인소설志人小說 백미라 할 만한 문학적 성취다.
유의경은 그 자신은 아무것도 한 일이 없다. 오직 그의 삼촌이 동진 왕조를 무너뜨리고 유송劉宋을 건국한 유유劉裕라는 로또를 맞아 가만 있는데 어느날 삼촌이 새로운 왕조를 만들었다 하고,
또 가만 있는데 넌 내 조카니 제후왕 자리 하나 줄 테니 너 그거 하면서 고액 연봉이나 받고 사고나 치지 마라 해서 임천왕臨川王에 봉해지니 이게 웬 떡? 하며 냉큼 받고서는 탱자탱자하는데 사람이라는 게 본성이 본래 그렇다.
말을 타면 책을 잡게 하고 싶으니, 고연봉은 좋은데 너무 무료한지라, 내가 그렇다면 무슨 일로 소일할까 하다가 생각한 것이 조 소설 편찬이라, 마침 그 자신 전직 기레기라, 자기 적성과도 한껏 맞아떨어졌다.
그렇다고 내가 직접 하려 하니? 그건 차마 못할 짓이고, 내가 직접 써서 내놨다가 개망신 당할 우려가 있으니 그렇다면?
그래 맞다 사랑방에 걸핏하면 찾아와서 술과 밥이나 얻어먹으면서 용역 하나 얻으려고, 관급 기관장 자리나 탐내는 저 교수 놈들을 이용하자 해서 그 폴리페서들을 모아 기획취재에 들어가고 매체 하나 골라 장기연재를 하니, 그 장기연재가 끝나고서 단행본으로 엮은 것이 바로 세설이다.
저 시대 통용하는 설說이란 말은 거의 예외없이 자잘한 이야기라는 뜻이어니와, 따라서 세설신어는 세상에 통용하는 자잘한 이야기로써는 새롭게 엮었다는 의미이겠거니와, 본래 이름은 그냥 세설世說이었다고 기억한다.
세설신어 편제와 그 내용을 보면 후한(동한) 이래 동진東晉에 이르기까지 고사명류高士名流, 그러니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셀렙들에 얽힌 각종 일화 총 1,133개 칙則[예서 칙이란 갯수를 의미한다]을 그 주제에 따라 모두 36개 항목으로 나누어 배열했으니
각 일화당 기술은 몇 줄, 몇 단어에 지나지 아니하는 것도 있고, 꽤 긴 분량으로 기술한 것도 있어 자유분방성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그 36개 소챕터 편제는 아래와 같다.
덕행德行第一
언어言語第二
정사政事第三
문학文學第四
방정方正第五
아량雅量第六
식감識鑒第七
상예賞譽第八
품조品藻第九
규감規箴第十
첩오捷悟第十一
숙혜夙慧第十二
호상豪爽第十三
용지容止第十四
자신自新第十五
기선企羡第十六
상서傷逝第十七
서일棲逸第十八
현원賢媛第十九
술해術解第二十
교예巧藝第二十一
총례寵禮第二十二
임탄任誕第二十三
간오簡傲第二十四
배조排調第二十五
경저輕詆第二十六
가휼假譎第二十七
출면黜免第二十八
검색儉嗇第二十九
태치汰侈第三十
분견忿狷第三十一
참험讒險第三十二
우회尤悔第三十三
비루紕漏第三十四
혹닉惑溺第三十五
구극仇隙第三十六
저들 다 하나하나가 중요하지만, 내가 보건대 교예巧藝第二十一 임탄任誕第二十三 태치汰侈第三十가 특히 중대성을 더한다.
아무튼 이 세설은 나오자마자 일대 선풍을 일으켰으니, 이걸로 만족하지는 못하겠다 해서 이미 유송시대에서 머지 아니하는 같은 남조 양梁나라 때 유효표劉孝標(462~521)라는 이가 대대적인 보완작업에 착수해 주석을 가하니 이를 흔히 세설신어주世說新語注라 한다.
이 세설은 본래 오리지널판만 해도 아주 방대하다 할 순 없지만 꽤 두툼한데 그 오리절 버전만큼 분량을 불린 업데이트 버전이 세설주다.
이미 세설주가 되면 맹꽁이가 두꺼비로 커졌으니 하지만 사람 욕심이 어디 끝이 있던가?
이후에도 적지 아니한 애너테이션을 장착하게 된다.
지금 이 순간 지구촌 어디에서는 그런 작업을 묵묵히 수행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이 이야기하고자 함이 아니었는데?
젠장 다음 이야기는 챕터를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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