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올 게 온 거다.
이런 변화는 이미 학계에서 예측하던 사람이 꽤 있었다.
AI가 학계에 몰고 올 변화를 살펴본다.
1. 학술지 심사시스템의 변화 : 명망있는 학술지일수록 논문이 폭주하여 심사가 오래 걸리기 때문에 예비심사를 두어 수준미달 논문을 미리 걸러내서 편집자와 심사자 부담을 줄이는데, Nature나 Science 같은 잡지에는 예비심사를 AI로 하게 될 확률 100프로다.
아마 AI심사를 거친 논문만 사람 심사자에게 전달될 것 같다.
2. 종설의 종말 : 원저가 아니라 기존 업적을 정리하여 학자들에게 제공하는 종설 (Review)은 더는 의미가 없어진다. 왜냐고? 출판된 논문을 AI에 feeding하면 종설을 만들어 내 줄 것이기 때문이다. 훨씬 공정한 종설을.
3. AI에 팔다리가 달리게 되면? : AI는 현재 팔다리가 없는 상태다. 네트워크에서 정보를 검색하여 생각하고, 결과를 만들어낸다. 다음 단계는 AI에 팔다리를 붙이는 단계가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실험실 기계들을 모두 AI에 연결하고 실험 공정을 자동화하여 AI에 붙이면, AI 독자적으로 실험을 기획하고 실험을 24시간 반복 수행하여 결과를 연구자에게 내 놓을 것이다.
말하자면 쉬지 않고 일하는 연구실이 탄생하는 셈인데, 이렇게 되면 복잡한 실험도 AI와 함께 수행한다면 1인 연구실도 가능해진다.
4. 고고학계 : 수만 개 보고서의 종합 연구가 가능해진다. 지금까지 한국 고고학계에서 쌓아 놓은 보고서만 아마 수십만 건은 되지 싶다.
그 수십만 건 보고서가 모두 전산화해서 접근이 가능해지면, 일정 수준에 오른 AI는 이 자료 더미를 스스로 뒤지고 그 수만 개 보고서 안에 패턴을 도출하게 된다.
토기 기형? 편년? 모두 AI의 판정만 기다리면 될 것이다.
5. 논문 작성의 변화 : 과거에는 논문을 쓸 때 중요한 것은 "얼마나 아느냐"였다. 그래서 게으른 교수가 강의노트 한권으로 정년 때까지 강의가 가능했다. 정보가 독점되었기 때문이다.
그 다음 단계로 "Know where"가 중요시 되었다. 정보가 어디에 있는지를 아는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웹서핑 능력이 강조되었다.
AI는 이 단계를 간단하게 해 줄 뿐 아니라 결론까지 도출하여 연구자에게 제시하므로 연구자에게 남는 것은 결국 "결론의 타당성을 판단하여 채택하는 능력"만 남게 되었다.
논문을 쓰는 생산성은 아마 AI도입으로 비약적으로 올라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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