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벤자민 타웁Benjamin Taub, 노어블 매거진Knowable Magazine

2015년 독일 남부 호흘레 펠스 동굴Hohle Fels cave에서 추상적인 모양 상아 유물이 발견되었을 때, 고고학자들은 그 정체를 파악하지 못했다.
앞서 같은 동굴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악기인 플루트와 인류 최초의 구상 미술 작품 중 하나인 호흘레 펠스 비너스Venus of Hohle Fels가 발견된 바 있다.
언뜻 보면, 이 기묘한 발견물, 즉 작은 구멍 네 개가 뚫린 길이 20cm 막대는 그다지 특별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 발견물은 겉보기에는 평범해 보였던 유럽 선사시대 수렵채집인들의 삶에 대해 훨씬 더 많은 것을 알려주었다.
3만 5천 년도 더 전에 매머드 상아로 만든 이 구멍 뚫린 막대, 즉 '로흐스탭lochstab'이라 일컫는 유물은 처음에는 위신이나 권력을 상징하는 물건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이 유물을 발견한 니콜라스 코나드Nicholas Conard 연구팀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막대기 각 구멍에 정교하게 새긴 나선형 홈이 있는 것을 발견한 그는 이 로흐스탭이 다른 재료를 이 구멍들을 통해 비틀어 넣는 데 사용한 도구였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구멍에 무언가를 밀어 넣고 돌리면 금세 섬유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됩니다."
독일 튀빙겐 대학교 고고학자 코나드는 이렇게 말한다.
실제로 그와 그의 동료들은 부들 섬유를 구멍에 꿰어 보았고, 홈이 섬유 가닥 방향을 잡아주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10분 만에 그들은 부들 섬유를 엮어 5미터 길이 두껍고 튼튼한 밧줄을 만들었다.
이 실험은 하나의 고고학적 미스터리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었지만, 훨씬 더 큰 문제점을 드러냈다.
호흘레 펠스(Hohle Fels) 주민들은 상당한 양의 밧줄을 만들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그 어떤 것도 남아 있지 않고, 고대 생산 체계에서 가장 내구성이 뛰어난 요소인 상아로 만든 로프 스탑(lochstab)만 남아 있다는 것이다.
클리블랜드 자연사 박물관 고인류학자 엠마 파인스톤Emma Finestone은 "우리가 고고학적 기록을 살펴볼 때, 보존 상태가 좋은 것들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분명히 많은 편향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결과적으로 고고학자들은 선사시대를 재구성하기 위해 석기 도구와 뼈 유물에 크게 의존하는 반면, 내구성이 떨어지는 식물 및 동물성 재료로 만든 물건들은 대부분 간과한다.
하지만 이러한 연성 기술들soft technologies은 우리 조상들의 생존 전략과 일상생활을 형성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우리는 선사시대 사람들의 하루 일과 중 90% 이상을 알지 못하며, 그중 상당 부분은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고 오하이오 주 케니언 대학Kenyon College 고인류학자 브루스 하디Bruce Hardy는 말한다.
따라서 고고학자들이 직면한 문제는 실제로 발견할 수 없는 기술을 어떻게 연구하느냐다.
연성 기술soft technology의 등장
인류가 만든 섬유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남은 것은 약 5만 년 전 네안데르탈인이 만든 6mm 길이 실이다.
이는 보존 상태가 매우 드문 고대 섬유 유물이며, 어떻게 그 오랜 세월을 견뎌냈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프랑스 아브리 뒤 마라스 바위그늘Abri du Maras rock shelter에서 하디와 그의 동료들이 발견한 이 세 가닥으로 된 실은 섬유가 인류 계통에 깊은 뿌리를 두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 기술은 아마도 이보다 훨씬 더 오래되었을 것이며, 현생 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이 공유하는 조상까지 거슬러 올라갈 것입니다." 하디는 말한다. 다시 말해, 50만 년도 더 전의 일이다.
현재까지 섬유 사용에 대한 가장 오래된 증거는 프랑스와 네덜란드에서 발견된 석기 도구에 새긴 흔적을 통해 약 25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흔적은 도구에 끈이나 줄 같은 것으로 손잡이를 묶어 사용했음을 시사한다.
비록 묶는 부분은 오래전에 분해되었지만, 그 흔적은 섬유 기술이 호모 사피엔스가 4만 5천 년 전 유럽 대륙에 발을 딛기 훨씬 이전부터 유럽에 산 선사 시대 인류의 생존에 도움이 되었음을 암시한다.
벨기에 리에주 대학교 고고학자이자 호흘레 펠스 석기 도구(Hohle Fels lochstab)에 대한 실험 연구를 이끈 베를레 로츠Veerle Rots는 손잡이를 묶는 기술 발명이 우리 기술 역사에서 "혁명적인 순간"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이는 석기 도구의 사용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도구를 개념화하는 방식에 완전히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었습니다."

예를 들어, 날카롭게 다듬은 돌촉은 나무 자루에 자루를 달면 사냥 무기가 된다. 돌 손도끼는 손잡이에 고정하면 훨씬 더 큰 힘으로 더 넓은 각도에서 휘두를 수 있다.
밧줄, 끈, 노끈과 같은 줄은 다른 기술들을 연결하여 선사 시대 인류가 만들고, 운반하고, 사냥할 수 있는 범위를 획기적으로 확장시켰기 때문에 매우 혁신적인 도구가 되었다.
예를 들어, 도구를 만들기 위한 돌 운반은 처음부터 부드러운 재료에 의존했을 가능성이 있는 필수적인 물류 작업이었다.
파인스톤 연구에 따르면, 도구를 만들던 초기 인류는 약 300만 년 전부터 질 좋은 돌을 먼 거리까지 운반했는데, 이는 맨손으로는 옮기기 매우 어려웠을 무거운 짐이었다.
"자갈을 운반할 수 있는 도구가 있었다면 그들에게 정말 유용했을 거예요." 그녀는 말한다.
그러한 용기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사용되었다면 가죽이나 섬유처럼 쉽게 썩는 재료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끈은 또한 덫이나 그물을 이용한 수동적인 사냥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우리 조상들에게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손으로 잡는 무기와 달리 이러한 도구들은 사용자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먹이를 잡을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에 수렵채집인들은 다른 일에 집중할 수 있었다.
약 7,500년 전 스페인의 암각화에는 사람들이 정교한 밧줄 사다리를 타고 벌집에 접근하는 모습이 묘사되어 있는데, 이는 섬유 기술이 새로운 채집 기회를 열어주었음을 보여준다.
"일단 이러한 기술을 알아내면 계속해서 적용하게 될 거예요." 하디는 말한다. "결국 그 기술에 의존하게 되는 거죠."
일상생활과의 연관성
끈이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가 되면서, 끈을 끊임없이 생산해야 하는 필요성이 고대 수렵채집인들의 일상생활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다고 하디는 설명한다.
"무엇이든 만들려면 엄청난 양의 끈이 필요하다는 걸 금방 알게 되죠."
하디 교수가 가르친 한 수업에서 학생들은 플라타너스 어린 나무들을 엮어 뗏목을 만들었는데, 그가 추산하기로는 100미터가 넘는 밧줄이 사용되었다.
"그 뗏목을 만드는 데만 몇 시간이고 몇 시간이고 끈을 만들어야 했어요."
현대 전통 사회에 대한 민족지학 연구는 이러한 노동 집약성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뉴기니의 월라Wola 족은 사냥 무기부터 악기까지 자신들이 만드는 물건의 95%에 끈이나 섬유를 사용한다.
인류학자들은 월라족이 가방 하나를 만드는 데 필요한 끈을 만들기 위해 65시간에서 80시간 동안 끈을 꼬는 작업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게다가 재료를 모으기 위해 14시간을 채집하는 시간은 별도다.
월라족은 정착촌에 거주하기 때문에 이러한 시간 투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유목 생활을 하는 수렵채집인들에게는 엄청난 양의 밧줄을 생산해야 하는 부담이 이동성에 상당한 제약을 초래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아브리 뒤 마라스Abri du Maras의 네안데르탈인은 소나무나 다른 침엽수의 속껍질로 밧줄을 만들었는데, 이 속껍질은 수액이 올라오고 속껍질이 두꺼워지는 봄과 초여름에만 채취할 수 있다.
채취한 속껍질은 약 2주 동안 물에 담가 두어야 사용할 수 있는 섬유로 분해할 수 있다.
따라서 이 과정의 기간은 이동이 잦은 수렵채집인들의 계절별 작업 일정을 결정짓는 요인이 되었을 것이며, 충분한 양의 밧줄을 생산하기 전까지는 이동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디는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적어도 일 년 중 특정 시기에는 계속해서 밧줄을 만들고 저장해야 했을 테니까"라고 말한다.
따라서 절삭 도구, 긁개, 무기로 사용할 돌 조각은 필요할 때마다 더 큰 플린트 덩어리에서 떼어낼 수 있었지만, 밧줄 제작, 가죽 무두질, 목공예와 같은 활동은 계절별 계획, 지속적인 노동, 집단 의사 결정이 필요했다.
연구자들이 이러한 연성 물질에 대해 더 많이 알아갈수록, 약 330만 년 전부터 4천 년 전까지의 인류 역사 큰 부분을 차지하는 석기 시대 사람들의 일상생활이 이러한 기술들에 의해 어떻게 규정되었는지 더 잘 이해하게 된다.
하디는 "석기 도구와 동물 뼈에서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겠지만, 쉽게 썩어 없어지는 물질을 직접 보지 않고서는 당시 사람들의 일상생활의 또 다른 면을 알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물질은 섬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독일 쇠닝겐Schöningen 근처 광산에서 드러난 고대 호숫가에서 고고학자들은 30만 년 된 나무 창과 그 창으로 사냥한 말과 다른 동물들 뼈를 발견했다.
이 창들이 오랫동안 보존될 수 있었던 것은 물에 잠긴 유적의 혐기성 환경 덕분에 미생물이 창을 분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멸종된 인류가 만든 이 놀라운 무기들은 공기역학적인 형태로 정교하게 가공되어 살상력을 높였으며, 석기만으로는 포착할 수 없는 수준의 기술적 정교함을 보여준다.
쇠닝겐 유적지 발굴을 이끄는 코나드는 "석기가 동물 자원, 식물 자원과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 즉 돌, 식물, 동물 자원 간의 연결고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라고 말한다.
코나드는 호흘레 펠스, 아브리 뒤 마라스, 쇠닝겐과 같은 유적지들이 훨씬 더 풍요로운 기술 세계를 엿보게 해 주며, 고고학적 기록에서 누락된 부분을 일깨워 준다고 말한다.
"석기 시대라고 불리는 이유는 우리가 발견하는 것이 모두 돌이기 때문이지, 돌밖에 없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노어블 매거진 제공 Provided by Knowable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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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주장은 우리한테는 특히 반달돌칼 기능을 생각할 때 대단한 시사를 줄 수 있다. 나는 계속 반달돌칼이 직조 도구라 주장하거니와, 근자는 저런 실을 꼬는 도구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기 시작했다. 어쨋든 직조구다.
같은 내용을 전하는 다음 아티클은 관련 동영상이 첨부되었으니 같이 봐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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