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도시 에베소에서 이집트 신 세라피스 새긴 고대 향로 발견

에베소 출토 향로. 이미지 출처: Mehmet Emin Mengüarslan/AA

 
가장 잘 보존된 고고학 유적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기도 한 터키 고대 도시 에베소Ephesus에서 이집트 신 세라피스Serapis를 형상화한 희귀 테라코타 향로terracotta incense burner가 발견됐다.

저 도시 유적 중에서도 하버 배스Harbor Baths 지역에서 발견된 이 유물은 로마 시대 대도시 에베소의 다문화적 종교적 풍경을 새롭게 조명하고, 약 2천 년 전에 존재한 장거리 무역사를 시사한다.

이번 발굴은 터키 문화관광부의 "끝없는 에베소: 미래를 위한 유산Endless Ephesus: Legacy for the Future" 프로젝트에 따라 진행 중인 발굴 과정에서 발견되었으며, 이 프로젝트는 2023년부터 진행 중이다.

현재 연구는 한때 에베소 시내와 거대한 항구 도시를 연결한 570m 길이 기념비적인 거리인 하버 스트리트Harbor Street에 집중한다.

이 길을 따라 크고 정교하게 설계된 하버 바스Harbor Baths가 있다.

이곳은 바다를 통해 도착하는 여행객과 상인들을 위해 지은 건축 단지다.

강력한 상징을 담은 독특한 향로

프로젝트 코디네이터이자 도쿠즈 에일륄 대학교Dokuz Eylül University 교수인 세르다르 아이벡Serdar Aybek 교수는 이 향로가 치유, 풍요, 그리고 내세와 관련된 신인 세라피스를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어 특히 주목할 만하다고 발표했다.

이 신은 로마 시대 지중해 전역, 특히 이집트에서 온 이주민 공동체에서 널리 숭배되었다.

테라코타로 제작된 이 유물에는 향을 피우는 방과 정면에 세라피스 흉상이 있다.

이 조각상의 독특한 흐르는 머리카락, 풍성한 수염, 그리고 높은 모디우스 모양 왕관modius-shaped crown은 고고학자들이 즉시 그 신원을 확인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에베소 출토 향로. 이미지 출처: Mehmet Emin Mengüarslan/AA

 
아이벡에 따르면, 이 부조는 유명한 고대 예술가 브리악시스Bryaxis가 조각한 것으로 여겨지는 유명한 조각상과 매우 유사하며, 이는 에베소 장인들이 고대 세계 전역에 퍼져 있던 상징적인 이미지를 재현했음을 시사한다.

이 유물의 중요성을 더욱 높이는 것은, 버너 뒷면에 새긴 문자가 프레스코화와 모자이크로 장식한 호화로운 빌라인 테라스 하우스Terrace Houses(야마츠 에블러Yamaç Evler)에서 발견된 초기 유물과 일치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연관성은 표준화한 종교 물품을 생산하는 지역 공방의 존재 또는 도시 내에서 이집트에서 영감을 받은 종교 물품의 정기적인 거래가 있었음을 시사할 수 있다.

향로는 곧 에베소 박물관 소장품에 추가될 예정이다.

이 박물관에는 수십 년간 연구를 통해 발굴된 수천 점 유물이 있으며, 이는 이 도시의 풍부한 상업, 예술, 종교적 유산을 강조한다.

에베소: 문명의 교차로

오늘날 터키 서부 셀추크 근처에 위치한 에베소는 고대 세계의 번성한 도시 중심지였다.

청동기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이 도시는 그리스, 헬레니즘, 로마 지배 하에서 번영했다.

전성기에는 20만 명이 넘는 인구를 자랑하며 로마 제국 최대 도시 중 하나였다.

해상 무역로를 따라 자리 잡은 전략적 위치 덕분에 에베소는 다양한 문화가 융합하는 용광로가 되었다.

이집트, 시리아, 그리스, 북아프리카에서 온 상인들이 에베소 항구를 거쳐 갔으며, 그들의 존재는 도시의 건축물, 비문, 그리고 새롭게 발견된 세라피스 향로와 같은 종교 유물에 뚜렷한 흔적을 남겼다.

세라피스 신전: 외래 신을 기리는 기념물

에베소의 다문화적 정체성을 보여주는 가장 인상적인 증거 중 하나는 이집트 신에게 바친 가장 큰 고대 건축물 중 하나인 세라피스 신전Serapis Temple이다.

기원후 2세기에 건설되었으며, 아마도 부유한 이집트 상인들 의뢰로 지었을 것으로 보이며, 로마 제국 시대에 이집트 외부에서 세라피스 숭배가 점점 더 인기를 얻었음을 보여준다.

오늘날에는 부분적으로 파괴되었지만, 신전의 거대한 대리석 블록과 우뚝 솟은 기둥들은 과거의 웅장함을 드러낸다.

학자들은 이 신전이 종교 중심지였을 뿐만 아니라 에베소에 거주하는 외국 상인들 모임 장소이기도 했다고 추정한다.

향로 발견은 세라피스 숭배가 기념비적인 신전을 넘어 개인 주택과 공공 의례에 이르기까지 일상생활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었음을 뒷받침한다.

에베소 유적 중 이른바 항구 가로. 여행객들은 보통 이곳까지는 가지 않는다. 저 원형극장에서 보통은 땡친다.

 
항구 목욕탕: 여행자들이 도시로 들어온 곳

향로가 발견된 발굴 지역인 항구 목욕탕Liman Hamamı은 바다에서 에베소에 접근하는 방문객들이 처음 목격한 건축물 중 하나였다.

이 거대한 목욕탕 겸 체육관 단지는 약 7만 제곱미터에 달하며, 아나톨리아에서 가장 큰 로마 시대 건물 중 하나다.

이 단지에는 냉온탕, 화장실, 수영장, 그리고 넓은 안뜰이 있었다.

이러한 시설들은 위생, 비즈니스 회의, 사교 모임이 어우러진 다기능 공간으로 활용되었다.

고고학자들은 대리석 장식, 청동 조각상, 건축 조각상을 자주 발굴하여 건물의 정교한 디자인과 높은 지위를 확인했다.

현재 진행 중인 복원 작업은 목욕탕 전체 구조를 밝히고 여행객들이 도시에 도착했을 때 어떤 경험을 했는지 재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곳에서 세라피스 향로가 발견된 것은 수입된 종교 물품이 정화 의식에 사용되었거나 항구를 자주 드나들던 이집트 상인들이 가져온 것임을 시사한다.

에베소 종교 경제를 들여다보는 창

발굴이 계속되면서 수십 년에 걸쳐 유사한 유물들이 반복적으로 발견됨에 따라 이 도시의 공방, 무역, 그리고 종교 공동체가 밀집된 네트워크를 형성했음이 드러난다.

아이벡에 따르면, 같은 공방에서 비슷한 유물들이 발견되었다는 것은 체계적인 생산 시스템을 시사하며 에베소의 경제적 발전을 시사한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발견들이 고대 문명이 얼마나 세계화했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이다.

이집트 신들로부터 영감을 받고, 아나톨리아 공방에서 조각되고, 다문화 공동체에서 사용된 유물들은 종교적 전통이 향신료와 직물만큼이나 널리 전파되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