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장교들은 애완용 원숭이를 키웠고, 원숭이 역시 애완동물을 키웠다

홍해 항구 도시 베레니케서 발견한 36마리 원숭이 매장지 분석

 

AI가 원형 경기장에서 로마 갑옷을 입은 원숭이를 생성했다. 출처: bajita111122/Adobe Stock

고대 홍해 항구 도시 베레니케Berenike에서 발견된 36마리 원숭이 매장지는 로마 군 엘리트들이 이국적인 영장류를 사랑하는 동반자로, 장례용품과 함께, 그리고 그들만의 애완동물을 키웠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 놀라운 발견은 고대 애완동물 사육에 대한 기존의 가정을 뒤엎고, 서기 1세기와 2세기에 인도에서 로마 제국으로의 살아있는 동물 무역에 대한 최초의 고고학적 증거를 보여준다.

인도 원숭이, 로마 애완동물 문화에서 아프리카 종을 대체하다

베레니케 동물 묘지에서 작업하는 고고학자들은 36마리 영장류 유해를 기록했는데, 이는 로마 애완동물 사육 관행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왔다.

이전에는 폼페이 베수비오 화산 폭발 당시 멸종한 원숭이를 포함하여 다른 로마 유적에서 발견된 소수 원숭이 유골은 모두 북아프리카 바르바리원숭이Barbary macaques였다.

이 동물들은 로마 제국 국경 내에서 왔기 때문에 부유한 로마인들이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었다.

베레니케 원숭이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로마 고고학 저널Journal of Roman Archaeology에 발표된 분석에 따르면, 이 원숭이들은 레서스 마카크rhesus macaque와 보닛 마카크bonnet macaque로 확인되었으며, 그리벳grivet 표본 한 종은 모두 인도 남부 또는 인도 북부 인더스 계곡 지역 출신이다.

이 발견은 살아있는 동물이 인도에서 로마 영토로 운반되었다는 최초의 동물 고고학적 증거를 제시하며, 고대 홍해 무역망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넓혀준다.
 

레서스 마카크Rhesus macaque는 이집트에서 로마 장교들이 애완동물로 키운 원숭이 종이다. (Charles J. Sharp/CC BY-SA 4.0)

정교한 부장품과 함께 매장된 원숭이들

베레니케의 매장 관습은 이 영장류가 로마인 주인들 사이에서 얼마나 특별한 지위를 차지했는지를 보여준다.

이 유적의 다른 반려동물들(주로 고양이와 일부 개) 중에서도 원숭이들은 특히 특별한 대우를 받았다.

서기 1세기 초로 추정되는 유골 한 구가 새끼 돼지 유해와 함께 발견되었으며, 큰 조개껍데기 한 쌍, 엮은 바구니, 그리고 헝겊 인형처럼 접힌 천 조각도 함께 발견되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유품들은 어린 원숭이가 생전에 사용하거나 착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다른 원숭이 매장지에는 강아지와 새끼 고양이 유해가 함께 발견되었는데, 이는 이 영장류가 다른 동물들과 유대감을 형성했음을 시사한다.

또 다른 매장지에는 일반적으로 인간 무덤에 적용되는 관습을 반영하는 무덤 표식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부장품이 원숭이들이 생전에 가장 소중히 여긴 물건으로, 사후 세계로의 이동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포함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한다.

이러한 정교한 매장 관습은 로마인들이 영장류를 반인반마의 지위를 가진 존재로 여겼으며, 로마 사회에서 특별한 배려와 대우를 받았다고 기록한 大플리니우스Pliny the Elder의 기록과 일치한다.

베레니체의 '반려동물 묘지'에 개, 고양이, 원숭이 시신이 안치된 방식. (Osypinska, M., Skibniewski, M., & P. Osypinski/World Archaeology 2021)

 
여러 표본에 목줄이 달린 것은 원숭이들이 목줄에 묶여 있었음을 시사하며, 무덤에서 발견된 무지갯빛 조개껍데기와 별미 음식들은 아마도 신분을 나타내는 표식 역할을 했을 것이다.

이 매장지가 베레니케에 있는 로마 군 시설과 가까웠다는 점은 이 이국적인 애완동물들이 이 국경 항구에 주둔한 군단 장교들과 다른 사회 엘리트들 소유였음을 시사한다.

고난의 흔적에 나타난 신분의 상징

로마 장교들이 원숭이를 소중히 여긴 것은 분명하지만, 증거에 따르면 이 이국적인 동물들에게 적절한 보살핌을 제공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보인다.

많은 원숭이 유골에서 영양실조 증상이 나타났는데, 이는 영장류를 원래 서식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키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

베레니케 위치

베레니케 주변 혹독한 사막 기후에서 인도원숭이의 식단과 환경적 필요를 충족하는 것은 수입품을 구할 수 있는 부유한 로마인들에게조차 어려웠을 것이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인도원숭이를 키우는 일은 경쟁적인 로마 군사 사회에서 상당한 사회적 이점을 제공했다.

제국의 변방 항구에 주둔한 장교들에게 이 동물들은 이국적인 인연과 특별한 경험을 보여주는 눈에 띄는 증거가 되었다.

연구진은 인도원숭이를 목줄에 매고 베레니케를 걷는 사람은 즉시 존경과 찬사를 받았을 것이며, 먼 땅을 탐험한 탐험가이자 뛰어난 사회적 지위를 가진 사람으로 인식되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 발견은 로마 세계에서 이국적인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회문화적 맥락에 대한 지금까지 가장 포괄적인 고고학적 증거를 제공한다.

베레니케는 지중해 세계와 아프리카, 아시아를 연결하는 해상 무역망의 중요한 거점 역할을 했기 때문에, 살아있는 것을 포함한 사치품이 로마 제국으로 유입되는 데 이상적인 장소였다.

인도 도기, 아프리카 상품, 지중해 유물의 발견을 통해 입증된 이 항구의 국제적인 성격은 이국적인 애완동물이 이 광대한 무역 시스템에 참여했음을 상징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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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베레니케에서는 심지어 인도 불상까지 튀어나왔다.

인도원숭이까지 대량 발견되니 이제 비로소 그 맥락이 잡힌다. 

 
이집트에서 튀어나온 베레니케 부처 Berenike Buddha

이집트에서 튀어나온 베레니케 부처 Berenike Buddh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