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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Red stone wood section이 된 적석목곽분 積石木槨墳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2.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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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문화유산연구원이 조사 중인 경주 황남동 120호분. 하긴 붉은 색이 많기는 해서 저걸 파파고가 red stone이라 한다 해서 하등 이상할 점은 없다.


Heritage는 마농의 샘이다. 그것은 바람에도 아니 믜고 곧이 아름답고 여름이 많은 불휘 기픈 남간이며, 가말에도 아니 그츠고 내히 이러 바랄에 가는 새미 기픈 물이다. 이런 Heritage를 우리는 그에 걸맞게 대접하며, 그에 걸맞는 값을 치러 팔고 있는가? 오늘 내가 이 자리에 선 오직 단 하나의 이유가 이것이다.

Heritage를 팔아먹자!! 내가 이리 외치는 까닭은 팔아먹을 줄도 모른다는 절박성 때문이다. 내가 말하는 팔아먹음이란 goods가 아니다. 나는 조선시대 어느 사대부가 썼다는 붓통 하나 맹글어 그것이 문화상품이라고 선전하는 그런 팔아먹음이 아니다. 통 크게, 비싸게, 그리고 되도록 대량으로 팔아먹었으면 한다.

한류는 산업이다. 것도 거대한 산업이다. BTS가 벌어들이는 수입은 그 소속사 하이브 매출액 1조니 하는 이름으로 집산되겠지만, 이 공식 통계를 벗어나는 유무형 가치까지 고려하면 그 수익은 상상을 초월한다.

같은 한류인데 저들은 그리하는데 Heritage는 왜 이런가? 나는 이를 매양 의심한다. 마블은 북구에서 건져올린 구닥다리 토르로 억만장자가 되었는데 우린 하다못해 고주몽이나 이성계 활이라도 팔아먹어야 할 게 아닌가?

범위를 넓혀서는 논점이 흐려질 우려가 있으므로, 협의로써 이야기하고자 한다. 나는 Heritage에서 시급히 장사를 해야 하는 분야로 발굴과 연구와 전시와 관광을 든다.

이 중에서 마지막 관광이야 그것을 선전하고 그것으로써 산업진흥을 획책하는 한국관광공사가 있는 까닭에 그나마 나은 형편이라 하겠지만, 그것을 제외한 어느 쪽도 제대로 된 장사를 하지 못한다고 분통을 터뜨린다. 공교롭게도 관할 정부부처 혹은 기관을 따지자면, 문화재청과 박물관이 관장한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두 기관 모두 자기네 상품을 팔아먹을 줄을 모른다. 혹 억울하다 하겠지만, 뭘 팔아먹었느냐 물어보면 이거다 라고 내놓을 게 과연 몇이나 되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도대체 무슨 상품을 어찌 개발해서 뭘 팔아먹었단 말인가? 없다.

내가 보는 한 한류의 블루칩은 Heritage인데 왜 이런 현상이 빚어지는가? 산업을 뺐기 때문이다. 왜 산업으로 접근하지 못하는가? 그네들이 말하는 산업이 아주 없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쥐꼬리 만한 문화상품 말고 뭐가 있는가? 저 문화재정책을 총괄하는 문화재청만 해도 그것을 기반으로 전개해야 하는 산업 관련 부서 하나 없다.

부서는 고사하고 그 관련 법률 어디에도 보호 혹은 관리 방안만 잔뜩 나열했을 뿐, 그 보호 관리를 통해 궁극으로 무엇을 겨냥해야 할지는 단 한 번도 고민한 적이 없다. 보호 관리해서 도대체 무얼 하겠다는 말인가? 요새 유행하는 활용? 그것이 어찌 산업인가?

고고학 발굴만 해도, 그 자체 훌륭한 문화상품이다. 근 30년래 한국처럼 많이 발굴한 데가 지구상에 있는가? 없다. 가장 많이 팠고, 가장 많이 파는 중이며, 당분간은 가장 많이 팔 것이다.

하지만 그 발굴 어떤 성과도 상품으로 포장되어 수출된 적이 없다. 이웃 일본이나 중국이 그 무수한 발굴성과를 문화상품화할 때도, 그 훌륭한 발굴들을 거푸 해 놓고도 그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수출한 적이 없다.

중국이야 고사하고 일본만 해도 야요이시대니 조몽시대며, 고분시대라는 말 그 자체가 세계학계에 그대로 통용되어 팔리는데, 한국은 삼국시대는 고사하고, 백제 고구려 신라라는 상품도 팔아먹은 적이 없다.

황남대총을 두고 한국의 투탕카멘 왕묘라는 요란한 선전이 있기는 하지만, 그 선전이 통하는 구역은 오직 대한민국이 있을 뿐이다.


육상만큼 발굴이 근자 혁혁한 성과를 내는 데는 해저라, 이 분야는 조금 독특해서 육상의 그것에 견주어서는 상대적으로 잘 팔리는 쪽이다. 왜 그럴까? 해저라는 말이 주는 희귀성 혹은 신비성이 막대한 역할을 하겠지만, 그나마 육상의 그것에 견주어 상대적으로 낫다는 정도에 지나지 않지, 도대체 무엇을 어디에다 어찌 팔아먹는단 말인가?

태안 앞바다에서 침몰선박 수십 척을 끌어올린들 뭣하겠는가? 팔아먹지도 못하는 상품은 존재 가치도 없다.

연구 역시 한심하기 짝이 없어, 국제무대로 나아갈 생각은 좀처럼 하지 못하고, 국내를 맴돌 뿐이며, 전시 역시 이웃 일본이 매양 자랑하는 정창원전 같은 킬러 상품 하나 개발하지 못하고 있다.

철 지난 유물이고 신물이 나서 더는 이런 말 쓰고 싶진 않지만, 국제화 세계화가 시급한 데가 바로 Heritage다. 발굴도, 연구도, 전시도 그나마 그 나물에 그 밥인 한글상품만 주구장창 양산을 하면서 언제 Heritage를 팔아먹겠는가?

사정이 이러니 적석목곽분을 파파고에 넣어 보니 Red stone wood section 이라 하고, 돌무지덧널무덤이라 하니 a stone mound tomb 라는 번역어가 뜨지 않겠는가? 적석목곽분 하나 자동 번역어 싣지 못하는 이 시스템에 Heritage 분야 종사자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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