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저의를 알 수 없는 아리숑숑 이재명의 환단고기 논급

 
근자 정부 업무보고 과정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동북아역사재단을 논급하면서 느닷없이 '환빠 논쟁'이며, 그 논란 복판을 차지하는 환단고기를 꺼낸 일은 해묵은 재야사학 논란에 불을 지핀 셈이 됐다. 

이른바 강단역사학에서는 저 환단고기를 입에 올리는 그 자체가 금기시되는 데다, 무엇보다 그것을 앞세운 재야사학 공격에 가뜩이나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판국에 대통령이 직접 그것을 논급하면서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나아가 이른바 정통 강단역사학에서는 이번 일을 역사학 권력구도 재편이 시작된 것이 아닌가 하는 쪽으로 바라보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그들이 재야사학이라 그리 비판하는 이덕일 중심 역사학군으로 역사학계 권력 재편이 시작된 것이 아닌가 하고 보는 것이다. 

문제는 이재명 대통령의 아리송송한 태도였다.

환빠 논쟁 혹은 환단고기 논쟁을 꺼낸 그의 의도가 저 업무보고 자체만으로는 도대체 알 수가 없어 도대체 이 이야기를 꺼낸 그의 의중이 어디에 있는지 종잡기가 힘들었다.

내가 그 장면을 몇 번을 돌려봐도 이 대통령이 환단고기를 신봉하는 쪽인지? 아닌 쪽인지, 그래서 환빠 논쟁 혹은 환단고기를 정통 역사학계가 포용해서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는 것인지, 아니면 그런 류는 논급할 필요도 없으니 정통 역사학에서는 내쳐야 한다는 뜻인지 알 수가 없다. 

동북아역사재단이 업무 보고를 하겠다고 나왔으니, 본인이 줏어들어 아는 이야기 하나를 꺼내서 나름 회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끌고 가고자 함이었는지 알 수가 없다.

나는 내샘 이쪽이 아닌가 싶은데 그 속내는 알 수가 없다. 

이 일이 일파만파 논란이 커지자 급기야 대통령실은 "그 주장에 동의하거나 그에 대한 연구나 검토를 지시한 것이 아니다"라는 추후 대응을 내놓기는 했지만 이를 계기로 촉발된 환단고기 논쟁이 결코 수스러들지는 않을 법하다. 

대통령실 "李대통령 '환단고기' 발언, 동의나 검토 지시 아냐"
송고 2025년12월14일 15시34분

업무보고서 '환빠 논쟁' 언급하며 "환단고기, 문헌 아니냐" 질문
"역사관 어떻게 수립할지 질문하는 과정…역할 다해달라는 취지"

그보다는 저 업무보고에서 유의할 대목은 이 대통령이 굳이 동북아역사재단 박지향 이사장한테 "임명 시점이 언제인가?"를 물은 대목이 되겠거니와, 그가 몰라서 물었겠는가? 

당신 꼴 뵈기 싫으니 어서어서 그날이 와서 나가달란 맥락으로 나는 읽었다.

박지향은 널리 알려졌다시피 기존 보수정권이 임명한 역사관련 기관장 중에서는 현 집권세력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이른바 짙은 보수 우파, 구체로는 식민지 근대화론에 경도했다 하는 그런 쪽으로 분류되는 보수 인사이기 때문이다. 

현 집권세력이야 저들이 눈엣가시 아니겠는가?

독립기념관장도 그렇고, 한국학중앙연구원장도 그렇고, 저들이 아무리 윤석열 정권이 임명했다한들 법으로 보장한 임기제 계약직이라, 함부로 자를 수도 없으니 얼마나 눈엣가시겠는가?

하루 빨리 그 계약 기간이 지나 냉큼 내가 마음에 드는 또 다른 어용 역사학도 앉히고 싶어서일 것이다. 

이 문제가 실은 민감한데, 박지향 임기는 2026년 12월 28일까지다. 아직 한참이나 남았다.

전 정권에 임명된 3년 계약직인 까닭에 현 집권세력은 아무리 박지향이 보기 싫어도, 대과가 없는 한 그때까지 인내해야 한다.

혹 모르겠다. 방통위처럼 아예 관련 법을 바꾸어 기존 체제를 무력화하고 그에 따라 새로운 질서재편을 내세워 새로운 이사장을 임명할지도 말이다. 

암튼 현 집권세력 등장을 온몸으로 반기고 응원하는 사람들(이들 역시 내 보기엔 어용이기는 마찬가지다)은 혹 대통령 환빠 논쟁 혹은 환단고기 논급이 저 자리에 이덕일 혹은 그를 추종하는 다른 사람을 갖다 놓기 위한 전초 작업이 아닌가 심대한 의혹의 눈초리를 보이기 시작했다. 

저들은 가뜩이나 재야의 제왕으로 군림하는 이덕일이 칼자루까지 쥐는 모습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 

그러고 보니 덕일이형 마지막 얼굴 본지가 선캄브리아 후기라, 혹 나중에 권력 잡을 때를 대비해서 잘보일 요량으로 밥이나 사달라 해야겠다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