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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3

선홍색 찬란에 슬그머니 뿌려보는 백설가루 수송동 공장 후문 작은 마당 저 단풍나무는 아침 출근 무렵이면 어김이 없이 저 모양이라 흘러드는 빛을 저리 반사하니 찬란하기가 매양 짝이 없어 다만 조만간이면 사라질 풍광이요 다시 만나려면 꼭 한 해를 기다려야려야 한다. 내년 이맘쯤에도 보려나? 공장 옥상 이 친구도 천차만별이라 저 붉음은 내가 빛과 마주하느냐 살짝 비키느냐 혹 등지냐에 따라 왕청망청 달라지니 어느 쪽에 갖다 놓아야 더 농염한가를 매양 나로서는 시험하는 도구라 마침 그 가장 강렬한 순간을 포착하니 선혈이 낭자하다. 수송공원을 지나다 잠깐 고개 들었다가 들어오는 광경에 순간 넋을 잃었으니 너를 보내고 폭설을 얹어볼까 하노라. 2021. 11. 19.
Threshold on Winter over Gyeongbokgung Palace, Seoul 2020. 11. 5.
수송동공원에서 간다간다 해서 어펑어펑 보내쟀는데 머뭇머뭇 쭛뼛쭛뻣 하는 말이 준비가 아니 됐소 조금만 더.. 그럼 간다간다 어찌 그리 노랠 삼았냐니 아니 간단 말 하지 않았으니 갈 것이요 다만 조금만, 이 가을 완전 꼬꾸라지면 가리다 기왕 걸 거 어여 가오 하고 등 떠민다 무에 그리 미련 있어 밍기적맹기적 중동학교도 떠난지 반세기라오 여기다 간판 하나 세워줄 터이니 원한다면 큼지막하니 동상도 하나 세워주리다 너 왔다 갔노라고 2019.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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