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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선홍색 찬란에 슬그머니 뿌려보는 백설가루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1.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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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송동 공장 후문 작은 마당 저 단풍나무는 아침 출근 무렵이면 어김이 없이 저 모양이라

흘러드는 빛을 저리 반사하니 찬란하기가 매양 짝이 없어

다만 조만간이면 사라질 풍광이요 다시 만나려면 꼭 한 해를 기다려야려야 한다.

내년 이맘쯤에도 보려나?


공장 옥상 이 친구도 천차만별이라 저 붉음은 내가 빛과 마주하느냐 살짝 비키느냐 혹 등지냐에 따라 왕청망청 달라지니

어느 쪽에 갖다 놓아야 더 농염한가를 매양 나로서는 시험하는 도구라

마침 그 가장 강렬한 순간을 포착하니 선혈이 낭자하다.


수송공원을 지나다 잠깐 고개 들었다가 들어오는 광경에 순간 넋을 잃었으니

너를 보내고 폭설을 얹어볼까 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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