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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전시9

박물관의 언어 ‘물건’을 대상으로 하지만, 실은 박물관은 글로 가득 찬 공간이다. 패널부터 네임텍, 도록에 이르기까지 박물관은 여러 방법을 통해 사람들에게 이 ‘물건’들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려주려 한다. 요새는 이 방법이라는 것이 영상이나 디지털 기기로도 확장되고는 있지만, 글에 의한 설명은 박물관이 생겨난 이래 지금까지도 여전히 기본적으로 사용된다. 사람들에게 어떤 방식이 효과적인가를 떠나, 만드는 시간이나 예산의 측면을 고려한다면 글이라는 것은 박물관이 존재하는 한, 계속해서 사용될 것이다. 제작의 수월성을 말하긴 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박물관의 글을 쓰기는 어렵다. 사람들이 읽기 쉽게 쓰는 것이 어렵다라는 차원의 것이 아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박물관이 갖는 힘, 그리고 여기서 파생된 박물관의 글이 갖는 .. 2024. 9. 1.
한양 사람들로 보는 한양(3): 준비하다가 엎어진 상설전 개편 그동안 ‘사람으로 바라보기’에 대해 이야기 했지만, 이것은 나만이 그랬던 것이 아니라 우리 박물관에서는 여러 번 시도되었던 것이다. 이를테면 ‘유만주의 한양’이라는 전시라든지, ‘명동 이야기’같은 전시가 그러했다. 뭐, 굳이 제목을 들지 않더라도 우리의 전시는 거의 그러했다. 여타의 박물관도 그렇겠지만, 늘 ‘다른 곳과 어떻게 차이를 줄까’라는 점이 고민이었고, 이것이 그 고민의 해결법 중 하나였던 것이다. 타 박물관과 어떤 차이점을 둘 것인가 내가 1년간 준비했다가 엎어진 상설전시 개편도 그러했다. ‘한양 사람들의 이야기로 한양의 공간을 보여주자’, 이것을 국립중앙박물관의 조선실과의 차이점으로 만들자는 것이 개편 방향이었다. 물론 이것은 본래의 상설전시도 기본적으로 가진 고민이었을 것이다. 통사 성격인.. 2024. 3. 31.
전시를 만든 사람들, 전시실명제 서울역사박물관에서 근자 개막한 [스미다강, 에도시대 도시풍경] 특별전 전시장 일부다. 이 박물관이 에도도쿄박물관과 공동기획한 이 전시회 그 자체에 대한 평은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한다. 이 서울역박이 요새 매양 전시장 나가는 출구 쪽에다가 언제나 요런 식으로 [전시를 만든 사람들] 코너를 마련해 그에 관여한 사람들과 업체를 밝힌다. 다른 데서도 가끔 보기는 한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것이 전시실명제 일환일 수도 있고, 또 하나 무엇보다 박물관인들의 이른바 자긍심 고양 그 일환이기도 하다. 이 전시실명제를 전시장에 도입하기는 아마 국내에서는 서울역박이 처음이 아닌가 한다. 물론 전시실명제는 저런 특별전 개최에 즈음해 해당 기관에서 출간하는 전시도록에는 빠지지 않는다. 참고로 저런 명단에서 전시총괄 같은 이는.. 2022. 9. 16.
“전시독후감” 모임을 소개합니다. 정말 멋진 모임 하나를 소개합니다. 바로 “전시독후감” 모임입니다. 전시독후감?? 모임을 만든 분에게 왜 이런 모임을 만들게 되었냐고 물으니, ‘전시를 책처럼 함께 읽고 공유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질문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전시독후감은 7~8명 정도의 박물관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모여 이루어 집니다. 박물관에 관심은 있지만, 왠지 모르게 다가가기 어려워 주춤했던 사람들, 박물관을 좋아하는 사람들 등 여러 사람들이 모입니다. 전시독후감은 이렇게 이루어 집니다. 처음에는 호스트의 진행으로 대략적인 전시 설명을 듣고(객관적인 전시 정보 설명), 두번째로 개인적으로 관심있는 전시물 등을 위주로 감상하고 인상깊었던 전시물 사진을 공유합니다. 마지막 세번째는 호스트와 같이 전시를 보며 공유했던 사진과 더불어 .. 2022. 6. 19.
충북대학교박물관 - 흑백으로 보는 반구대 암각화 전시명 : 흑백으로 보는 반구대 암각화 기 간 : 2022.5.23(월) ~ 7.31(일) 장 소 : 충북대학교 스포츠센터 1층 전시실 충북대학교박물관에서 반구대 암각화 전시를 한다고 하여 바로 다녀왔습니다. 전시는 1986년 5월 충북대학교 학생들이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탁본하던 당시 모습과 당시 탁본을 현장감있게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어마어마한 크기의 반구대 암각화를 탁본하기 위해 간이 아시바를 만들어 올라가고, 한지를 붙이고 두드리고, 당시 암각화의 상태도 확인할 수 있는 등 사진에서 당시 현장감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런 현장의 사진 자료가 남아 있다는 것이 참 감사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와….!!!!! 늘 교과서 작은 페이지 속 더 작은 크기의 그림으로만 암각화를 봤었는데, 이렇.. 2022. 5. 31.
내가 좋아하는 국립청주박물관 공간 2022. 4. 9.(토) 국립청주박물관 국립청주박물관 상설전시를 바꾸었다고 하여 다녀왔습니다. 전시 리뷰에 앞서 제가 좋아하는 국립청주박물관 공간을 소개하겠습니다. 박물관에 다녀온지 시간이 많이 흘렀습니다. 한창 봄꽃이 필 때 다녀왔는데, 이제 여름이 오고 있군요. 국립청주박물관 중정 공간은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공간이라 생각합니다. 박물관 건물에 들어 왔을 때 밖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매력적인 적인 공간 구성이죠. 중정을 중심으로 하여 ‘ㅁ’자 구조로 이루어진 국립청주박물관은 이런 공간 구조 때문에 전시 측면에서는 여러 제약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따뜻한 봄날, 제가 좋아하는 박물관에서 멍 하니 밖을 바라볼 수 있고, 바라보는 풍경 또한 아름다우니 제약쯤이야… 하는 생각도 들었.. 2022.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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