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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정신5

원시 후진 미개를 쓸어버리자, 조선 민족 갱생更生의 도道를 향한 몸부림 19세기말 20세기초. 동아시아는 때려부수기에 여념이 없었다. 서구의 압도적 힘에 놀란 이들은 그 원인을 찾아헤맸고 그 와중에 과학과 기술을 서광처럼 보았다. 그리하여 그들 내부를 향해 보니 그곳엔 각종 미신과 후진과 미개가 넘쳐났다. 구데기가 들끓는 내부는 청소가 필요했다. 그리하여 유신이라는 깃발 아래 미개 후진으로 지목된 잔재들이 휩쓸려 짓밟혔다. 메이지정부가 단행한 폐불훼석은 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건이다. 한데 동아시아 중에서도 유독 이 틈바구니를 개독신이 짓밟은 데가 한반도였다. 동시대 중국에선 양계초가 미신 추방을 부르짓고 그 자리에 상무정신을 갖다놓더니 이후 의대 자퇴생인 노신이란 자가 나타나 중국을 서케가 들끓는 오지로 만들기 시작했으니 그의 붓끝에서 여지없이 전통 중국은 아큐요 광인 .. 2023. 6. 13.
무사武士, 국민국가가 발명한 국민의 이상형 함석헌咸錫憲(1901~1989)이 그리 사숙했다는 니토베 이나조 新渡戸稲造 Nitobe Inazo(1862~1939). 그가 영문판 《Bushido》 라는 책자를 내기는 1899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였다. 우리가 아는 무사도武士道는 니토베 이나조의 발명품이다. 그는 이 무사도를 국민의 이상형, 20세기 일본의 새로운 국가종교, 시민종교로 제창했다. 그가 말하는 부시도의 교의는 국민의 교의였다. 그가 일으킨 이 바람은 동아시아를 강타했다. 혁명에 실패하고 일본으로 도망친 양계초梁啓超(1873~1929)는 그에 격발해 종래 중국에는 용어조차 없던 武士라는 말을 만들어 상무정신尙武精神의 부활을 부르짖으면서 그 한편에서는 문약文弱을 붕파崩破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것이 다시 한반도로 상륙해 자산自山 안확安廓(1.. 2023. 1. 10.
동아시아 근대와 상무정신尙武精神의 발견 : 韓·中·日, 특히 韓國을 중심으로 2011년, 한국고대사탐구학회 기관지 《한국고대사탐구》 9호(p.p. 273-329)에 투고한 200자 원고지 300매짜리 내 논문이다. 이 논문은 나로서는 자료수집에 1년, 집필에 대략 5일을 투자한 나름의 노작勞作이었다. 나는 내가 쓰겠다고 작심한 어떤 주제가 주어지면, 그에 대한 관련 선행 논문은 전연 보지 않는다. 언제나 말하듯이 내가 내 얘기하기도 바빠 죽겠는데, 내가 미쳤다고 남들 한 소리를 쳐다본단 말인가? 그 선행 연구성과라는 괴물은 내가 내 글 다 쓰고 나서 비로소 쳐다본다. 이 논문 완성을 위해 나는 우선 애국심 성전이라 할 만한 파악에 들어갔으니, 그 출발도 종착점도 장 자크 루소의 《사회계약론》이었다. 불어를 모르므로 우선 그 이해는 국역본을 기초로 하되, 중대한 곳듵은 영역본을 밑.. 2021. 5. 22.
文을 너무 숭상한 조선 고위관료 출신이나 학문, 충렬, 학행이 뛰어난 이에게 시호를 내렸다. 시호는 당사자의 삶의 행적을 살펴 두 글자로 정했는데, 본래 훌륭한 사람에게는 좋은 시호를, 못된 사람에게는 나쁜 시호[惡諡]를 정해주어 경계하는 뜻도 담겨 있었다. 주나라 여왕(厲王)과 유왕(幽王)의 시호가 바로 대표적인 악시이다. 후대에 악시는 사라졌다. 어떤 인물에게 ‘시호가 내려지는가’ 와 또 ‘어떤 시호가 내려지는가’는 그 가문이나 학파, 정파 등 관련 인물에게 매우 민감한 문제였다. 성종 때에 김종직이 사망하자 그의 시호를 문충(文忠)으로 정하였는데, 반대파에서 온당치 않다며 문제를 제기하였다. 문(文)을 숭상하는 유학적 사고에서는 ‘문’ 자 시호를 선호하였고, 그중에서도 ‘도덕을 갖추고 학문이 넓다[道德博聞]’는 뜻의 ‘문.. 2020. 9. 25.
소리 없는 곳에서 듣는 우레소리 한시, 계절의 노래(251) 무제(無題) [現代中國] 루쉰(魯迅) / 김영문 選譯評 온 사람들 검은 얼굴로쑥덤불에 묻혀 사니 어찌 감히 슬픈 노래로대지를 흔들 수 있나 마음은 드넓게광활한 우주와 이어져 소리 없는 곳에서우레 소리 듣는다 萬家墨面沒蒿萊, 敢有歌吟動地哀. 心事浩茫連廣宇, 於無聲處聽驚雷. 루쉰의 첫 번째 필명은 알검생(戛劍生)이다. 창과 칼을 든 투사라는 의미다. 만청(晩淸) 지식인들의 상무정신과 한족 중심주의를 잘 보여주는 필명이다. 안으로 만주족 조정의 부패와 밖으로 제국주의의 침략에 직면한 중국 한족 지식인들은 양무운동, 변법유신운동, 혁명운동을 통해 오랑캐 만주족 황실을 타도하고 한족 중심의 새로운 정부를 건립하려 했다. 이 과정에서 웨이위안(魏源), 궁쯔전(龔自珍), 캉유웨이(康有爲).. 2019.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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