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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3

낙방한 친구를 위로하는 이상국 시 한 편 "시험을 망쳤어 / 오 집에 가기 싫었어 / 열받아서 오락실에 들어갔어..." - 한스밴드, "오락실" 중에서 이 노래도 이젠 역사 속에 묻혀버렸다. 하지만 이 노랫가사만큼이나 낙방거자落榜擧子의 마음을 잘 드러내는 표현이 앞으로 또 나올 지는 모르겠다. 신라 원성왕 때 독서삼품과讀書三品科가 시행된 이래, 늦추어 보아도 고려 광종 때 과거科擧를 시행한 이래 이 땅엔 수많은 낙방생과 n수생들이 있었다. 우리의 이규보 선생도 물론 시험에 여러 차례 미끄러졌다. 그가 과거에 급제하기 전이었는지 뒤였는지는 모르겠으나, 고씨 성을 가진 그의 벗이 미역국을 먹고 말았다. 이에 이규보 선생은 (아마도 술을 사주면서) 그를 위로하는 시를 한 수 지어주었다. 시험장에서의 득실은 바둑과 같을지니 / 文場得失正如碁 한 번 실.. 2023. 2. 5.
기회의 균등과 공무원, 특히 학예직의 꿈 *** 이하는 March 27, 2017 글이어니와 전재한다. 그제 문화재 전문기자를 희망한다는 어느 청년의 편지를 받았다. 나한테 방법을 묻는데 답장을 하지 못하고 있다. 게을러서겠지만, 글쎄 어찌해야 할지를 나 역시 갈피잡지 못하는 까닭이다. 그에서 이 스무살 난 청년이 묻기를 "문화재 전문기자를 하려면 사학과를 나와야 하느냐"고 한다. 다른 거창한 것 몰라도, 이에 대해서만은 격발하는 바가 없지 않아, 늘상 하는 말로써 다시금 저 논제와 관련해 평소 이곳저곳에서 뇌까린 내 생각들을 정리해 몇 마디 보태어 재방송하고자 한다. 우리는 은연중 과거제는 전근대 유산이요, 그러면서 그 대안으로 추천제가 선진 모델이 되는양 생각하는 경향이 다대하다. 이는 결국 봉건제와 중앙집권제를 둘러싼 쟁투와도 같아, 각기.. 2019. 3. 27.
이경(李景) <도당에서 시험보는데 봄눈이(都堂試士日慶春雪)> 서성 선생 글이다. 都堂試士日慶春雪도당에서 시험 보는 날 봄눈을 기뻐하며 密雪分天路, 빽빽한 눈발이 하늘에서 내리는데群才坐粉廊. 여러 재인들이 상서성에 앉았어라靄空迷晝景, 자욱한 하늘에 낮의 광경 흐릿하고臨宇借寒光. 건물은 차가운 눈빛을 받는구나似暖花融地, 마치 따뜻한 꽃이 땅에 깔린 듯하고無聲玉滿堂. 소리 없이 옥이 대청에 가득한 듯해라灑詞偏誤曲, 글을 쓰매 주유의 관심을 받고자 일부러 틀리고留硯或因方. 하얗게 눈이 쌓인 벼루는 규옥처럼 변했어라幾處曹風比, 몇 사람 작품은 ‘조풍’(曹風)에 비할 만한데何人謝賦長? 어느 누가 사혜련의 ‘설부’(雪賦)보다 나은가?春暉早相照, 봄빛이 일찍 비추어莫滯九衢芳. 거리의 꽃이 피는데 지체되지 말기를 이경(李景)은 농서(隴西, 감숙성 동부) 사람으로 문종 때(827-.. 2018.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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